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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해지는 사이비 종교 문제에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의 불법행위를 밝혀달라는 신천지피해자연대 '리커버'의 민원을 받아들여 사안별로 정부 각 부처에 배당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직접 소관 부처 등에 이를 배당해 부당노동행위 등에 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리커버가 제기한 불법행위는 △이만희 교주와 간부들의 성범죄 △부당노동행위 △횡령 △신천지 베드로지파의 2014년 실업급여 불법 수령 △신천지 소유 건물 불법 용도 변경 등 5개 의혹이다.
권태령 리커버 대표는 23일 <가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신천지는 알바, 무료 교양교육 등 사람들이 현혹하기 좋은 주제로 다가온다"며 "특히 성경해석에 관해 성경과 관련 없는 내용을 성경과 결합시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생들이 권 대표의 당부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천지 포교와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는 대학가에서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는 "세상 문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며 사이비 종교에 몰두할 수 있는 존재"라는 명목으로 대학생들에게 거짓 선교(타로, 인문학, 운동모임 등 신도 포섭 과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위장 전략)를 전개하고 있다.
신천지의 대학 장악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전남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의 신천지 개입 파동이 있었다. 2021년에도 당시 1월에 출범한 전남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신천지 활동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당시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했다.
수차례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신천지는 현재 전남대학교 근처에 베드로지파 건물을 두고 학생들에게 조직적인 포교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철수(가명) 학생은 <가대알리>에 "신천지 신도들이 입고 다니는 흰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가 평소 신천지 교인을 연상시켜 학우들이 되도록 피하고 있다"며 "학교에 다니기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전남대 학생들만 신천지에 피해를 겪은 게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남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를 신천지가 5년간 장악해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이에 학생들이 반발하며 대학본부에 임원진 처벌을 요구했지만, 학 측은 규정 없음 등을 이유로 징계를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대를 포함한 수도권 대학에서도 '심리 상담'으로 위장한 신천지 포교가 이뤄지고 있다. 신천지가 지난해 10월 "신천지 내부 성도 중 4할 가까이 청년이 차지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정도로 이들의 공격적 포교가 성공하는 모양새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포교 대상자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가족과 지인들에게서 멀어지게 한다고 말한다. 한 신천지 탈퇴자는 기독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열매(신천지에서는 전도활동을 통해 포섭한 새 신자를 열매라고 칭한다)를 맺어야 한다는 이유로 지인들의 상세한 정보를 써내야 했다"며 "이만희(신천지 창립자)의 평화 활동이 담긴 CD를 구입하도록 강요당했으며 경비 조달의 목적으로 헌금 강요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신천지 인도자, 전도사 등의 전화가 빗발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으며 직장에도 신천지 내부인들이 수없이 찾아왔었다"고 성토했다.
신천지가 청년들을 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대알리>는 신천지의 포교 활동과 그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신천지 서울야고보 지역장을 포함해 10개의 직분을 역임한 뒤 탈퇴한 안소영 전도사를 인터뷰했다.

가대알리 : 신천지는 어떤 종교이고 무엇을 지향하는 종교인가요?
안소영 : 신천지는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면서 모든 고통을 씻겨주며 새 하늘 새 땅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입니다. 신천지는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이 땅에서도 이루어진다는 주기도문을 실제로 실현해 보겠다고 합니다. 또한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특정 인원수를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이를 충당하여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포교하고 있습니다.
가대알리 : 신천지의 주요 교리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소영 : 주요 교리는 '새하늘 새땅을 이루는 것'이 목적입니다. 요한 묵시록 5장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 다시 오실 예수님을 우리는 기다리고 있는데 신천지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재림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재림이 교주를 통해 재림했다고 하는데 일반 정통교회 신도들이나 일반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신천지에서는 교주를 '예수님을 재현하는 사자'로 이해하고, "교주 자신도 포교하다 온몸이 부서지고 잇몸이 나갔다"며 포교를 강조합니다.
가대알리 : 대학생이 왜 주요 포교 대상인지 궁금합니다.
안소영 :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제사장'을 '말씀을 증거(증명)하는 제사장'이라 주장합니다. 말씀을 증거하려면 행동하고 자각할 수 있는 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신천지는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젊은 사람, 특히 대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들은 대학생과 청년에게 집중적이고 공격적인 포교를 하합니다. 취업을 위해 각종 대외활동이나 봉사, 심리검사 등을 진행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심리검사, 인적성 검사 등을 제공하며 거짓으로 포교하는 전략을 매우 보편적이고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가대알리 : 최근 몇 년간 신천지를 비롯해 이단과 사이비 종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안소영 : 코로나 이전에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신앙도 '나에게 피해를 안 주면 그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피해 사실과 사이비에 관한 정보가 자세히 알려지면서, 사이비 종교가 개인 신앙의 영역이 아닌 반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들은 식품, 문화 등 우리 사회에 밀접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재로 자신들의 종교를 홍보합니다. 개인의 신앙으로만 생각했던 이단, 사이비 종교에 대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간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문제의식을 느끼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기의 이야기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대알리 : 이단과 사이비 종교의 포교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나요?
안소영 : 신천지의 예시를 하나 들면, 요즘은 위장동아리나 연합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단과 사이비 종교들은 동아리에 가입한 사람들을 하나의 '포교 대상자'로 바라보고 포교에 성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웁니다. 그 가운데 꼭 넣는 과정이 심리검사 및 인적성 검사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당근마켓, 알바몬, 알바천국 등에서 과외모집, 돌봄교사, AI 데이터 라벨링과 같은 대학생들이 휴학 기간에도 스펙 쌓기 좋은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자신들의 회사와 잘 맞는지 보겠다며 성격 검사를 하게 한 뒤 인문학 강의를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신천지 포교는 어떤 루트로 가도 반드시 심리검사 및 인적성 검사를 거치게 돼 있습니다. 게임동아리든 제과동아리든, 그 끝은 심리검사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가대알리 : 특히 신천지에 대해 당부할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안소영 : 신천지는 상황을 정말 잘 조작합니다. 예를 들어 신천지 신도 A가 정통교회에 다니는 신도 B를 포섭하고 싶어서 조직 내 구역장에게 연락을 취해 "B에게 포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물어보게 됩니다. 그럼 신천지에서는 A에게 "B의 정보를 습득하라"고 지시하고, A는 B의 곁에 머물면서 자세하고 구체적인 정보들을 습득하게 됩니다.
조직 내 구역장은 정보를 토대로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B가 자연스럽게 신천지에 빠져들 수 있도록 모든 상황을 조작합니다. 상황 전개 도중 변수가 생겨도 다양하고 민첩하게 대처해 빈틈이 없게 만듭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을 조작해서 대응하게 되면 B는 자연스럽게 신천지의 말이 실제로 일어나 자연스레 포섭됨과 동시에 신천지 소속인지 모르는 채로 신도를 만들 수 있는 라포가 형성됩니다.
또한 그들은 감정적으로 호소합니다. 포교 도중 포교 대상자가 반응이 좋지 않거나 의심하게 되면 일부러 집 근처, 학교, 일터 등을 찾아와 감정에 호소합니다. 전형적인 신천지 포교 방식이니 주의하시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신천지는 한 사람을 포교하기 위해 많으면 30-40명까지도 달라붙어 목적을 달성합니다. 단순히 길거리 설문지, 길거리 심리검사 등만 조심해서는 안 될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대알리 : 만약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에 포교를 당했을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안소영 : 포교를 당한 사람이 이단 및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는 상태라면 절대 그들에게 "너 사이비 종교에 다니지?"와 같은 질문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정체가 발각됐다는 것을 자신이 믿는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에 알려 가정, 친구 등에서 탈출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현재 개신교의 경우에는 '이단상담소'에서 다시 정통교회 및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반드시 이단상담소에 연락하셔서 상황에 맞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가대알리 : 마지막으로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와 관련하여 대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소영 :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호감으로 인해 그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에 빠집니다.
이단 및 사이비 종교에 포교된 상황이라도 경각심을 가지고 탈출할 수 있으니 늘 주의하시고 문제의식을 갖고 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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