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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들 "학교가 '불허'한 퀴어영화제, 우리가 직접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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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들 "학교가 '불허'한 퀴어영화제, 우리가 직접 열겠다"

이화여대 학생들·44개 시민사회단체, 7월 4~5일 퀴어영화제 개최

이화여자대학교가 보수 개신교 세력의 집단 항의에 못 이겨 학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퀴어영화제 대관을 불허하자, 학생들이 "기독교 정신을 이유로 소수자를 몰아내지 말라"며 직접 퀴어영화제를 열겠다고 나섰다.

이화여대 학생들과 4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를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지난 4월 이화여대 내부 독립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가 외부 보수 개신교 세력의 항의와 대학본부의 요구로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을 거부한 데 항의하는 차원이다. 이런 취지에서 영화제 주제 또한 '불허를 넘어서'로 정했다.

정현 이화생활도서관 운영위원은 "심각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퀴어영화제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일은 학내 성소수자들이 이화여대가 지키고 보호하고 옹호해야 할 '이화인'의 울타리 밖에 있다고 못 박는 것과 같다"며 "이 결정으로 주변화된 퀴어와 앨라이(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시민) 이화인들은 수치심, 좌절감, 우울감 속에서 캠퍼스에 우리의 자리가 없다고 느꼈다"고 규탄했다.

그는 "검열과 핍박 아래 침묵당하는 존재들은 언제까지나 가만히만 있지 않는다"며 "이화퀴어영화제는 힘없고 밀려났던 사람들이 학교가 보는 앞으로, 세상이 보는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이화퀴어영화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5월 학내에 퀴어영화제 대관 거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부착한 김유미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생은 "누구 한 사람도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존재는 없다. 모든 존재는 있는 모습 그대로 귀하고 사랑받아 마땅하다"며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 말하셨다. 이대는 기독교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낙인과 혐오, 차별과 배제를 일삼지 말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이어 "성소수자의 존재에 허락은 필요 없다. 그 누구도 우리를 이곳에서 내쫓을 수 없다"며 "분쟁과 갈등을 피한다며 혐오를 묵인하고 차별을 조장한 학교 대신 학생들이 직접 나서 학교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화여대 졸업생 단체도 학교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화퀴어영화제를 공동주최한다고 밝힌 김태순 이화민주동우회 회장은 "이웃을 사랑하기보다 차별과 멸시의 시선으로 무장한 혐오세력은 기독교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이화여대는 이런 혐오세력을 방조하면서 퀴어 학생들의 안전과 인권침해에 일조하고 있다"며 "(이대는) 다양한 문화적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을 상호 존중하며 혐오와 차별 억압의 공간이 아닌 안전한 사회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4일부터 이틀 동안 열릴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에서는 성소수자 의제를 담은 단편·장편영화를 각각 3~4편씩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 상영 외에도 공연과 강연 등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고 이화퀴어영화제 조직위원회 측은 밝혔다.

▲이화여대 학생들과 44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를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지난 4월 이화여대 내부 독립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가 외부 보수 개신교 세력의 항의와 대학본부의 요구로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을 거부한 데 항의하는 차원이다.ⓒ프레시안(박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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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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