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선후보를 주축으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2일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내디뎠다. '후보 강제 교체' 파동 뒤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한 자리에 김용태 신임 비대위원장이 내정됐고, 유임된 권성동 원내대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겸직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중앙선대위 첫 회의를 열었다. 김 후보는 대선 경선을 함께 뛴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양향자 전 의원을 비롯해 권 원내대표, 김용태·주호영 의원, 황우여 전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각각 경선 결선과 단일화 상대였던 한동훈 전 대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뒤늦게 '기호 2번 김문수'가 적힌 붉은색 단체복을 맞춰 입은 국민의힘은 "김문수 파이팅"을 외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이날 첫 일정으로 서울 가락시장을 찾은 김 후보는 이 일화를 언급하며 선대위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 "경기 침체를 느꼈다"며 "경제를 살리는 경제 대통령, 시장을 살리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우리는 시장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며 돌연 탈북자 출신의 초선 박충권 의원을 단상 위로 불렀다. 김 후보는 "북한에서 시장은 장마당이라고 하지 않나. 장마당에서 많은 꽃제비들이 배가 고파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 산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주고받고, 사고팔고 하는 것이 다 자유"라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대한민국의) 시장은 자유롭고, 그래서 풍요로워진다는 게 (북한과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박 의원과 같은 나이지만 훨씬 늙고, 빨리 죽는 동포를 구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자유 통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정당은 국민의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 "박 의원이 볼 때 정말 북한에서 여기 온 것은 그냥 와있는 것만으로도 천당 온 거 아닌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이번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당 안팎의 요구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 온 데 관한 사과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선대위 회의 첫 일성은 김 후보의 선거운동 기조, 정책 구상 등을 드러낼 수 있는 자리지만 뚜렷한 전략 제시도 없었다.
대신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이 당의 과오에 사과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해야 할 소통의 핵심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을 매도하지 않고 이해함으로써 대립의 장벽을 넘는 관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되었다는 것,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복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 이러한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해야 한다"며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아프고 반성한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호소하고 열심히 하면, 비록 우리 잘못한 것들 있지만, 깨끗하게 인정하면 또다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퇴진론이 분출한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후보를 한껏 추어올렸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 공직 생활 30년 했는데 법인카드 유용 문제, 부인 문제 있었다는 거 들어본 적 있나. 깨끗하다. 그렇기 때문에 김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깨끗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누구와 함께 만들 것인가"라고 참석자들에게 '김문수' 이름 연호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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