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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한덕수, 꽃가마 태워줘야 입당하나"…단일화 반감 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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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한덕수, 꽃가마 태워줘야 입당하나"…단일화 반감 노골화

관훈토론서 "단일화 작당" 비판…'전광훈', '탄핵 반대' 선 못 그으며 극우 이미지 공고화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향해 "꽃가마를 태워줘야 입당하겠다는 건가"라며 "정체가 뭐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사람, 입당도 안 하겠다는 사람과 전당대회 공식 절차를 거쳐 온 저의 단일화를 강요할 수가 있나"라며 한 후보와의 즉각적 단일화 협상은 어렵다는 점을 재강조했다.

김 후보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발언했다. 그는 "몇몇 사람들의 작당"이라고 단언하며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가, 후보 교체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당무우선권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지도부를 겨냥한 "법적 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토론회에 참석하기 한 시간여 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에 "강압적인 단일화 요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자신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임을 여러 차례 강조한 김 후보는 "선거에 관한 한 제가 당(黨)"이라며 한 후보에게 적극적인 단일화 논의를 요구했다. 단일화 관련 모든 결정을 '국민의힘에 일임했다'는 한 후보의 태도로는 협상 진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한 후보를 두고 "동네 구의원 선거라도 한번 해봤나"라며 "선거판은 다른 판이다. 이 판은 난장판"이라고 견제하기도 했다. 애초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밝히며 경선에서 '친윤석열'계로부터 지지를 받은 김 후보는 입장이 변화한 배경을 묻는 말에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지난 3일 (전당대회 이후) 며칠 안 지났는데 억지로 무조건 단일화하라고 하나"라며 "저도 후보 등록해 (선거운동을) 뛰어야 하지 않겠나. 6월 3일 투표일 18~20일 전에 단일화하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무소속 후보 등록도, 입당도 안 하겠다는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하라는 건 올바른 정당 민주주의냐"며 "경선 이전에 짜여진 각본에 의한 한 후보 추대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뭐고, 그에 참여한 국민, 당원 후보는 뭐냐"며 "이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선거비용) 지출 문제나 한 후보 일정도 당이 다 짜준다. 저는 안 짜준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무성 상임고문 등이 단일화 촉구 단식에 들어간 데 대해 "단식은 이재명하고 싸우면서 해야지, 저하고 싸우면서 단식하면 되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당 지도부를 겨냥해 "법적 조치도 필요하다면 취할 수 있다"면서 "단일화 전에는 선대위 구성 못하겠다는 건 완전한 해당행위다. 당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못 하게 하니, 당이 후보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못 하게 하는 당이 돼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감옥에 가더라도, 어떤 고문을 당하더라도 옳지 않은 것과는 타협해오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 어떤 결과를 떠나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부정선거·전광훈·탄핵반대 이미지 굳혀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사과 요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 등에 관해서는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전까지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탄핵이 성공한 경우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 전 대통령 두 번인데 다 당내에서 자신이 뽑은 대통령 탄핵에 가담해서 그런 거 아닌가"라며 "정당 원리상 안 맞는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에 대한 구체적 사과 대신 "탄핵에 대해 당의 여러 가지 부끄러운 모습을 사과드린다"고만 했다.

윤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서도 그는 "출당은 아주 무책임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헌법재판소가 지나치게 정치화돼 있고, 편향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생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 불행하게 재판까지 받고 있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강성 보수' 이미지 역시 더 공고화됐다. '김 후보의 정치적 입지가 중도층을 끌어안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김 후보는 "국민의힘은 어떠한 경우에는 광장 세력, 제도권 정당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광장 세력과도 손잡을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꼭 '중도'를 이야기해서 극단적 국가의 위기가 왔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정선거, 윤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을 주장한 광장 내 극우 세력, 전 목사 등에 관해 "우리 스스로 중도라는 이름 아래 약하게, 좁게, 미미하게 만들어 나라의 위기에 대비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며 "밖에서 나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는 분들을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추켜세웠다. '전 목사와 동지적 관계인가'라는 질문에 김 후보는 "만약 기독교 교회 목사들, 이 성도들이 없었다면 과연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할 수 있을까"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사전 투표 폐지'를 공약한 김 후보는 관련 물음에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여전히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부정 선거론에 동의하나'라는 질문에도 명확히 선을 긋지 못했다. 가장 높게 평가하는 전직 대통령으로는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은 세계적인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꼽았다.

지난 2011년 경기도지사 시절 119상황실에 전화해 소방관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된 점도 소환됐다. 이에 김 후보는 "소방관에 심려를 끼쳤다",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전화를 받은) 소방관은 도지사가 전화한 적이 없으니 장난전화일 거로 생각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세상에 원칙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야 했는데 제가 융통성이 좀 부족하다"고 했다. 도지사가 119에 긴급 전화를 해 관등성명을 요구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고 자신은 "원칙"을 따랐지만 "융통성이 좀 부족"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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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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