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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피해자, "민주당, 2차가해자 조처하라" 탄원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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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피해자, "민주당, 2차가해자 조처하라" 탄원서 제출

"혐오표현 삽입에 희열 느껴" 주장한 민주당 게임특위 보좌관 징계 요구

넥슨이 운영하는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에 고의로 집게손가락 장면을 넣었다는 허위 의혹으로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을 당한 여성 애니메이터가 더불어민주당에 2차 가해자 조처를 요구했다. 사태 당시 유튜브를 통해 집게손 고의 삽입을 주장한 인물이 최근 출범한 당내 기구 실무를 주도하는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다.

민주당 당원조직 '더불어플레이어'는 지난 23일 "'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피해자 A 씨가 자신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른 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게임특위) 인사에 대한 조처를 민주당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게임특위는 게임 인식 개선 및 게임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출범한 당내 기구다. 지난달 7일 출범식을 열고 프로게이머와 유튜버 등의 영상 질문, 게임 이용자들이 보낸 최다 빈도 질문에 답하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더불어플레이어가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A 씨 탄원서를 보면, A 씨는 "출범식 개회 전까지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게임특위는 피해자인 저 자신을 포함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게이머들이 설문조사에 의견을 남겼음에도 완전히 무시했다"며 "이는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가치관의 소유자가 게임특위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이모 보좌관이 과거 유튜브에서 '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피해자 A씨를 비롯한 페미니스트들이 고의로 게임 영상에 집게손을 그려넣었다고 주장했다.ⓒ더불어플레이어

A 씨는 지난 2023년부터 자신을 향해 벌어진 사이버불링이 게임특위 공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이모 보좌관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게임특화보좌관으로 이름을 알려온 이 보좌관은 과거 한 유튜브 채널에서 A 씨 사건을 언급하며 "이 문제는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이라는 데 있다", "이들(페미니스트)들은 그들만의 혐오표현을 숨겨 넣는 데 희열을 느낀다", "개인의 혐오표현을 게임에 넣음으로써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를 해쳤다" 등 A 씨가 고의로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보좌관은 다른 업계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민사상 책임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저와 제가 재직 중이던 회사가 작업 과정에서 혐오표현인 집게손가락을 억지로 집어넣었다고까지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 없이 완성된 영상을 문제 삼은 것은 악성 게임 이용자들이었고,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이들은 유튜버와 이 보좌관"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민주당에 묻고 싶다. 게임특위는 게임 의제와 관련해 반페미니즘 행보를 보여온 인물들과 너무나도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이는 절차적으로도 결과적으로도 민주당의 강령과 당헌, 윤리규범에 합당한 일인가"라며 민주당에 게임특위 출범식 행사와 관련한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고 사과 없이 실무를 보고 있는 이 보좌관이 자기 잘못을 책임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손가락 모양으로 남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메이플스토리 여성 캐릭터 홍보 영상 일부

A 씨는 <프레시안>과의 서면인터뷰에서 "탄원서는 내가 직접 작성한 게 맞다. 정치권을 향한 문제제기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던 중 더불어플레이어 도움으로 탄원서를 작성하기로 했다"며 "게임특위가 나왔을 때에는 한참 탄핵 정국이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을 기다린 뒤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보좌관에 대한 사과를 우선 받고 싶다. 그리고 게임특위에서 게임업계에 만연한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불어플레이어는 25일 오후 민주당에 A 씨 탄원서와 함께 A 씨의 문제 제기를 지지하는 민주당 당원 및 시민들의 연서명을 제출할 계획이다. 연서명은 23일부터 25일까지 1만1000여 명이 참여했다.

더불어플레이어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작금의 사상검증은 만화와 게임을 폭력물, 음란물로 탄압하던 배제적 폭력이 이름만 바꿔 다시 등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상검증을 용인하면 도리어 게임문화는 퇴보할 것이다. 민주당이 포용적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지난 2023년 11월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에 고의로 남성을 비하하는 집게손가락 장면을 넣었다는 허위 의혹으로 디시인사이드 등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에 의해 장기간 사이버불링을 당했다. 2023년 11월25일부터 지난해 1월4일까지 A 씨 측이 파악한 괴롭힘만 최소 3500여건에 달했으며, A 씨는 이 가운데 온라인 괴롭힘 308건에 대해 고소를 진행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허위사실 유포 및 신상공개, 성적 모욕 등의 온라인 괴롭힘 308건에 대한 A 씨 고소를 각하(불송치) 결정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재수사했다. 이후 가해자 86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지난 18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불송치된 다수 온라인 괴롭힘에 대해 이의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프레시안>은 전화와 문자를 통해 이 보좌관에게 과거 유튜브에서 A 씨를 상대로 한 발언 및 탄원서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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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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