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민의힘, 기자폭행·답변거부 논란 속 '미디어데이' 행사…취지 무색?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민의힘, 기자폭행·답변거부 논란 속 '미디어데이' 행사…취지 무색?

불편한 질문은 피하며 '경선 홍보'에만 언론 활용…논란에 사과 없는 권성동·홍준표

대선 국면에서 '언론 대응'이 연일 도마에 오른 국민의힘이 17일 자당 소속 대선주자와 출입기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경선 일정을 홍보하는 '미디어 데이' 행사를 열었다. 1차 경선 진출자 8인의 면면을 소개하고, 경선 흥행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개최한 행사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홍보활동을 위해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정작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기자 폭행,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특정 언론사 질문 및 답변 거부 등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여는 후보자 간 조별 토론을 위해 A조와 B조 추첨을 진행하고, 주요 지도부 인사말과 각 후보자의 짧은 출마의 변을 듣는 자리였다. 미디어데이는 보통 주요 스포츠 경기 또는 기업이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구단 혹은 상품 등을 소개할 때 갖는 미디어 대상 홍보 행사, 즉 언론간담회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힘의 미디어데이는 '그들만의 잔치'와 같았다. 공식 행사에서 각 후보들의 발언 기회는 "범죄 혐의자 이재명을 제압하겠다"(안철수 의원), "이재명을 꺾으려고 출마했다"(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정권 선택할 거냐 이재명 정권 선택할 거냐"(홍준표 전 대구시장), "국민의힘이 계엄을 막았다"(한동훈 전 대표) 등 '60초 포부'에 한정됐다.

약 90분에 걸쳐 진행된 행사가 종료된 뒤, 행사장 밖을 나서는 후보들을 멈춰 세운 뒤에야 취재진이 이들에게 질문할 기회가 생겼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관계 설정, 윤 전 대통령 출당 필요성 등 민감한 질문에 기존의 수세적인 입장을 반복해 말하는 등 자신만의 특성을 드러내는 후보는 없었다. 이마저도 홍 전 시장은 취재진이 모여있는 자리를 지나친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의 미디어데이가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 않은 이유는 연일 이어진 국민의힘의 '적대적' 언론 대응도 한 몫을 했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속을 밝힌 뒤 질문하기 위해 따라붙은 <뉴스타파> 기자의 취재를 거부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이 매체 취재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권 원내대표는 여성 기자의 질문을 무시하고 해당 기자의 손목을 잡은 채 어디론가 끌고 가는가 하면 "지라시다", "<뉴스타파> 취재는 응하지 않으니까 가시라"고 이 매체를 폄하하거나 "출입금지 조치 취하라고 해"라고 국회 직원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음에도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오히려 "무리한 취재 관행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되레 <뉴스타파> 기자의 취재신청 여부와 질문 방식을 문제 삼으며 "언론도 허용된 룰 안에서 취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어떤 취재든 허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하나인 홍준표 전 시장의 언론 대응도 입길에 올랐다. 홍 전 시장은 최근 출마선언 현장, 비전 발표회 등 현장에서 질문하는 취재진을 향해 자신의 선호에 따라 질문 내용을 원색적으로 평가하거나, 답변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전날에는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한 경제 분야 비전 발표 이후 <뉴스타파> 기자가 소속을 밝힌 뒤 질문을 시작하자 "답 안 한다"고 하더니 돌연 퇴장을 했다. "얼빠진 소리 한다", "기자 몇 년 했나"라고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면박을 준 경우도 있었다.

홍 전 시장은 이날도 국방·외교·통일 분야 비전 발표를 마치고 "질문을 받겠는데, 적대적인 언론의 질문은 마지막에 해주면 답하겠다. 처음부터 하면 '깽판'이 난다"며 "판이 어그러져서 그러니 온 분들 중 적대적인 언론은 마지막에 질문하라"고 요구했다. '<뉴스타파>에 대한 질문 거부를 사과할 의향은 없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홍 전 시장은 "질문당하는 사람은 질문을 거부할 자유도 있다. 그래야 공평하다"며 "<뉴스타파>에서 무엇을 질문하려 했을까. 명태균 (논란을 ) 하려고 안 했을까"라고 넘겨짚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경선 홍보를 위해 미디어데이 행사를 연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늘의 미디어데이가 정치가 국민 앞에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권영세 비대위원장), "오늘은 경선에 참여한 8분의 진출자들께서 미디어를 통해 국민께 인사드리는 날"(황우여 선관위원장)이라고 공치사했다. 홍보 목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하기에 앞서 언론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도희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