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민의힘 '한덕수 차출론' 흥행 부채질…수상한 韓의 행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민의힘 '한덕수 차출론' 흥행 부채질…수상한 韓의 행보

與 원내지도부 "트럼프와 통화" 체급 올리기 합심…당내 주자들은 견제

보수진영 일각의 이른바 '한덕수 대선 차출론'이 불씨를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치적 체급 올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국면에서 한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점이 '한덕수 대망론'의 소재가 되고 있다. 한 대행도 출마설에 명백히 선을 긋지 않으며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대한민국은 90일간의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을 확보했다"며 "이 시간만큼은 초당적인 국익 확보와 대외 협상력 제고에 총력을 다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그런데 지금 '이재명 세력'은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비대위 회의 중 "지난 화요일(8일)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 전화 통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양국 정상 간 직접 소통을 통해 통상외교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 대행의 대응이 매우 효과적이고 적절했다"며 한 대행을 치켜세운 것의 연장선이다.

권 원내대표는 또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의 대선 출마가 적절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의 경선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컨벤션 효과도 높이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갖게 한다"며 "나쁘지는 않다. 좋다"고 한 대행 대선 차출론에 보란 듯이 맞장구를 쳤다.

그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전날 한 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은 '위헌·위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데 대해서는 "비중을 둘 필요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회의장의 지휘를 받는 조직"이라며 "그에 반대되는 의견을 표명하는 헌법학자들이 훨씬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다른 원내지도부 인사들도 한 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두둔하며 더불어민주당의 '한덕수 재탄핵' 주장 반박에 나섰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한 대행이) 대통령에 출마할까 봐 지레 겁먹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이양수 사무총장도 "민주당은 사과와 반성은커녕 또다시 한 대행에 대한 재탄핵을 거론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앞서 지난 8일 진행한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는 한 대행에 관한 언급은 전무했으나, 이날은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한 대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며 민주당과 이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에 발언의 초점을 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마 여지 둔 채 행보 넓히는 한덕수…당 주자들 견제 이어져

국민의힘에서 '한덕수 차출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최근 한 대행이 보인 행보가 정치적 해석을 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 추천 몫의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을 지난 8일 돌연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월권' 지적은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 최측근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자 중 한 명으로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8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대행과 통화하며 대선 출마 의향을 물은 사실, 조선업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한 사실 등도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한 대행은 대선 출마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고 <중앙일보>는 전날 보도했다. '여러 요구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즉답은 피하되, 출마의 여지를 둔 것이다.

이날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 대행은 출마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일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부인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 대행은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도 넓히고 있다. 평소 대국민담화문 등 공식 발언을 옮기는 정도로 페이스북을 활용한 것과 달리, 지난 9일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미국 상호 관세 대응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장문의 글로 밝혔다.

한 대행은 이 글에서 "낙관의 힘 없이 어떤 문제를 풀 수 있겠나", "CNN 인터뷰와 트럼프 대통령 통화가 겹쳐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김밥을 먹으며 우리측 논점을 점검하고 준비했는데, 다행히 인터뷰도 정상 통화도 상대국 반응이 좋다" 등 뒷이야기도 공유했다.

한덕수 차출론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한 대행을 향한 당내 대선 주자들의 견제 역시 본격화하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 대행은 정치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정치의 꿈을 꾸시는 것은 한 번도 제가 잠꼬대도 들어본 적 없다"며 "대통령도 안 계시는데 굉장히 막중한 권한대행을 맡고 계시지 않느냐. 본인이 대통령 출마하겠다고 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을 앞두고 한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행은) 아마 지금 하셔야 될 중차대한 일이 많아서 굉장히 고민이 크시지 않을까"라며 "저는 출마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아마 출마를 하시게 된다면 그것도 또 다른 애국적 결단이라고는 생각을 하는데 '지금 관세 전쟁 문제를 마무리하셔야 하는데'라는 걱정은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 측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서 "정치라는 게 쉬운 직업이 아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몇 번의 공격이 쏟아지니까 손을 들고 말았지 않느냐"며 "저는 한 총리께서 훌륭한 삶을 살아오셨다는 건 알지만 그것이 정치인 검증 기준, 그 허들을 넘을 수 있을 것이냐. 그건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을 돕기로 한 김대식 의원도 전날 라디오에서 "제가 알고 있는 한 대행은 이번 대선에 절대 나오지 않는다"며 "한 총리님의 그 인품과 덕망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저는 바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도희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