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선거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금 걱정의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홍 전 차장은 1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선거를 관리에 책임을 갖고 계신 권한대행께서 일정한 정치적 방향성을 보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는 전화상 지시를 받은 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들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홍 전 차장은 "그동안 헌재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전까지 중립을 지킨다는 모습으로 헌법재판관 임명에 무관심하게 보이셨던 권한대행께서 헌재 결정이 끝나자마자 바로 후임 헌법재판관들을 지명하지 않았나"라며 "또다시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2.3 이후)군경들께서는 가슴에 다 멍이 하나씩 생기셨을 텐데, 계엄과 내란 속에서 무풍지대인 기관이 하나 있다"며 대선 기간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이어 "조태용 국정원장이 (체포조 명단 공개 등) 제 진술의 무력화를 위해 국가 최고 보안시설인 국정원 CC(폐쇄회로)TV를 전격 공개했다. 언론이나 (국회)정보위에 공개한 것이 아니라 특정 정당에 제공했다"며 "국정원장께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정 의지를 갖고 계신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홍 전 차장의 비상계엄 당시 행적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정원에서 제공받았다며 공개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은 "전해 듣기로는 조 원장이 내란죄 또 국회 조사특위로부터 위증 혐의 또 방금 말씀드린 CCTV와 관련해서 국가정보원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인데, 지금 대통령이 파면돼 있고 본인(조 원장)이 이렇게 어려운 상태에서 60일 후 선거가 있다고 하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께서 명태균에게 '이 사람 국회의원 만들어주면 장관 주겠다'고 했던 그분(김상민 국정원장 법률특보)도 지금 국정원에 계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 사건을 보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 군인들이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면서 "30년의 역사를 통해서 임무도 많이 바뀌었고 또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것이 마치 끝없이 우상향하는 것처럼 결국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갔다"며 국정원 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통해서 이번에 국정원이 그리고 올바른 국정원의 후배들이 반드시 국정원의 정치 중립의 전통을 세워야 한다 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 전 차장은 '그날 밤(비상계엄 선포 당일)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왜 차장님한테 전화를 했을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이 사건을 겪으면서 저도 제일 궁금한 점 중에 하나"라고 답했다.
그는 "결국은 (국가정보원이) 대통령의 직속기구로 대통령만을 위해서 일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적인 얽매임(이 있고), 국정원의 지휘부를 소위 정권의 핵심으로 채웠기 때문에 꼭 공적인 지시가 아니더라도 사적인 요청을 할 수 있는 그러한 구조가 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어려운 순간에 제일 먼저 SOS를 칠 수 있는 기관이 국정원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순간 소감에 대해서는 "8대0 전원일치가 아니면 다른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결정일이 다가오면서 5대3 4대4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와서 속으로는 그러면 재판관들이 법이나 법리가 아니라 진영이나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서 결정을 하는 건가라는 부분으로 상당히 마음이 우려스럽더라"며 "그날 결정문을 부분들을 들으면서 대단히 다행스럽게 정상적인 결정이 났다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헌재가 그간 홍 전 차장이 주장했던 '체포 명단'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데 대해선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데 그게 사실로 받아들여주지 않고 여러 가지 얘기를 들을 때 마치 피노키오가 된 것처럼 조금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부담이 왔다. 자기 부정당하는 그런 느낌(이었다)"며 "<조선일보>에 제 이름으로 쓴 사설이 하나 있는데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사설을 쓰신 분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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