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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전야'에 모인 시민들 "비현실적인 날들 사느라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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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전야'에 모인 시민들 "비현실적인 날들 사느라 고생 많았다"

"파면 아닌 결과 나온다면 민중 저항 직면할 것" 헌재에 경고

"윤석열의 파면은 마땅합니다. 파면 이유는 우리가 지난 123일간 거리에서 말해왔듯 차고 넘칩니다.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민중의 생존권이 무너지며 끝내 비상계엄의 순간에 직면했고,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던 여의도의 밤과 남태령과 한남동의 밤을 지나 안국동의 밤도 지나고 드디어 내일이 선고의 날입니다. 비현실적인 날들을 기어이 살아내느라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두 차례의 '트랙터 상경 시위'를 이끈 전봉준투쟁단 일원인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의 "참으로 고생 많으셨다"는 말에 박수가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헌법재판소 인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들은 정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정 회장은 "기억만으로도 아파지는 4.3 77주년에 계엄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파멸의 길로 몰고 가는지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파면 선고 전야'"라며 "우리는 내일 이 무도한 권력에 대한 심판을 시작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 이후 아픈 세상을 살아왔다. 많은 시민과 노동자가 자신의 목숨을 끝내야 했고 핵 오염수가 방류되고 역사가 왜곡됐다"며 "이태원 참사로 아깝고 안타까운 생명들이 서울 도로 위에서 스러져 갔고, 군인의 가슴 아픈 죽음이 있었고 농민은 벼랑 끝으로 밀려나야 했다"고 했다.

이어 "이 정권은 시작부터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았고 삶을 짓밟았고 이 나라 사람들에게 절망을 떠안게 했다"며 "어느 누구도 이 나라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깨끗하게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천만분의 일이라도 파면이 아닌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의 노여움은 그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했던 역사처럼 도도한 민중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껏 광장을 지킨 시민과 함께 농민도 사생결단하고 광장으로 쏟아져나와 내란세력과 극우세력을 민중의 손으로 심판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갈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한 시민은 "길고도 지난했던 4개월이 지나고 역사적 순간 하루 앞두고 있으니 대통령 선거 결과를 확인했던 날이 생각난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결과에 실망해 정치‧사회 기사를 끊었고, 정부가 국정을 엉망으로 만들 때도 이태원에서 150여 명이 죽어 나갔을 때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외면했던 결과가 지난 12월 3일 밤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날 저는 광주를 떠올렸다. 그때처럼 사람들이 끌려 나갈까 봐 공포에 떨고 반성했다"며 "90년대생인 저에게 민주주의는 숨 쉬듯 당연한 것이었고, 이토록 연약한지 상상조차 못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내일) 기각이 난다면, 4개월 그날과는 다르게 이곳 광장으로 달려올 것"이라며 "모든 것을 각오하고 민주주의를 사수할 것이다. 이렇게 선고를 지켜보는 사람이 저 하나뿐이 아니란 것을 헌재는 반드시 인지하길 바란다"고 헌재를 향해 경고했다.

남양주에서 온 청소년 시민 김해인 씨는 "저희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다. 비록 투표권은 없지만 우리는 미래가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면서 "그런데 의외로 많은 친구들이 극단적 유튜브에 빠져 부정선거론을 신봉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일부 어른들이 가짜뉴스로 논란거리를 만드는 이유 무엇일까. 청년 일자리, 경제 문제 같은 진짜 문제들에게서 관심이 멀어지도록 하는 게 아닌가"라며 "우리는 가짜뉴스 아닌 진실을 봐야 한다. 민주주의는 누군가가 대신 지켜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친구들에게 제 주장의 근거가 되도록 헌재가 8대 0 인용 결정을 내려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헌재는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그리고 다신 누구도 권력 위에 군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정의로운 결정을 내려 민주주의 지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페미니스트 청년'으로 소개한 시민 퍼핀 씨는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이후 우리가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광장이 케이팝과 청년세대 참여로 새롭다고 말한다.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광장 위 우리들이 익숙하다"면서 "퀴어퍼레이드에서 케이팝을 부르며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기후정의행진에서 구호를 외치는 청소년 동지들이 익숙하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위해 늘 광장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광장에 있다. 새롭지는 않아도 더 많은 다양한 사람과 광장에 있다. 늘 걷던 거리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밥을 나눠 먹고 잠을 자며 더 큰 우리가 되었다"며 "이 광장이 파면 이후 그냥 흩어질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비상행동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안국역 일대에서 철야 농성을 한 후 다음 날 오전 헌재의 선고를 함께 거리에서 지켜볼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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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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