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일정이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느닷없는 '면허증'논쟁이 뜨겁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무죄 선고가 "법에도 반하고 진실에도 반하고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판결"임은 물론"이라며 "힘 있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이 '의견'이 돼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다면 정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이 판결 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에서 어떤 거짓말도 죄가 되지 않는다"며 "이 판결은 정치인에게 주는 '거짓말 면허증'"이라고 비판했고 나경원 의원도 "정치인은 선거에 있어서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거짓말 면허증'을 준 셈"이라고 가세했다.
심지어 장동혁 의원은 "이재명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한 마디로 '이재명이 직접 쓴 판결'"이라고 말했다.
'계엄 면허증' 얘기는 지난 14일 보수 논객인 조갑제 대표(조갑제닷컴 대표)가 SBS 라디오에 출연해 "비상계엄은 영어로 'Martial Law'다. 군대가 정권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군정을 시작하는 것 아닌가. 군정을 하겠다는 사람을 대통령에 복귀시켜 가지고 국군 통수권을 행사하도록 하면 앞으로 수시로 계엄령을 하라는 '면허증'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갑제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내릴 경우 앞으로 수시로 계엄령을 하라는 면허증을 주는 것"이라며 "그러면 공화국은 무너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4일 "윤석열의 복귀는 '계엄 면허증'을 주는 것과 같은 민주공화국의 자살"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도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설치된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판결이 4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이, 세상 사람들이 다 봤는데 무슨 증거가 필요한가. 위헌, 위법임을 부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미 내란수괴 혐의로 기소된 대통령에게 다시 면죄부를 주면 아무 때나 군사 쿠데타를 해도 된다는 것"이라며 "'비상계엄 면허증'을 주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짓말 면허증' 공세는 '국민의힘 쪽'에서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제기하는 공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유감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이 상고할 것"이라고 했고 검찰은 하루 만에 대법원에 상고했다.
반면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계엄 면허증'공세는 보수논객이 처음 제기했고 실제로도 윤석열 대통령은 '12.3비상계엄'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후에도 "국회의원부터 잡으라고 했는데~"라면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질책했고 "비상계엄을 다시 선포하면 된다"는 재계엄 의사까지 밝힌 정황이 군 관계자들의 진술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니까 2차 계엄 시도가 없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은 처음부터 '거짓말'이라고 의심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공수처가 확보한 진술에서 합참 관계자는 당시 합참결심지원실을 방문한 윤 대통령의 여러 발언이 "제2의 계엄 선포를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진술도 밝혀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변론에서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얘기도 있다"고 극구 변명했지만 '제2계엄'을 시도한 흔적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KPI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2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이 66.2%에 달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27.1%였다.
이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무선 RDD 100%)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KPI뉴스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하면된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지난 25일 MBC방송에서 "민주당에서는 탄핵 심판 선고가 기각이 돼서 윤 대통령이 돌아오면 제2의 계엄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을 채우고 정권을 넘겨준다고 했을 때 넘겨 받은 정권에서 12월 3일에 있었던 불법적인 일을 그때 형사적인 부분 안 건드릴 수 없다. 관련된 장군들 관련된 인사들 관련된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서 형사 절차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그럼 이 분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안 다치기 위해서는 정권을 놓아서는 안 되는 거죠. 정권을 놓지 않기 위한 노력을 살기 위해서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검찰의 주장대로 이재명 대표가 말 했다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법원이 무죄 판결을 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얘기는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계엄 면허증'에 '거짓말 면허증'까지 장착하게 된다면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까?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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