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무료 저녁식사를 위해 10여명의 농부들이 십시일반 농산물을 기부하는 따뜻한 나눔이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자치도 익산시 동산동에서 농사를 짓는 11명의 농업인이다. 30대 후반에서 70대 중반의 이들은 26일 동산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지역 내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요셉식탁'에 백미와 방울토마토 등을 기탁했다.
이날 기탁한 백미는 농업인 1인당 40㎏씩 총 440㎏이다.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농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쌀을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것이다.

농업인들은 농산물과 함께 정성껏 담은 김치도 기탁해 노숙인들이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작은 농사를 지어온 이들이 노숙자 무료급식을 위해 의기투합한 계기는 이랬다.
민·관 협력기구인 '동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는 활발한 활동으로 익산지역 내 널리 알려져 있다. 협의회 회원들이 올해 2월 12일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요셉식탁'을 찾아 배식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요셉식탁'은 지역 내 노숙인을 대상으로 무료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곳으로 하루 60여명의 노숙인이 이곳에서 따뜻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그 자리에서 무료급식을 원하는 노숙인들이 의외로 많아 무료급식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회원들은 그 자리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동산동행정복지센터가 저간의 사정을 지역 농가들에게 알리고 협의회도 적극 나서자 농업인들의 땀이 서린 농산물 기탁 의사가 한꺼번에 쇄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의 한 농가는 "정성껏 키운 자식과 같은 농산물인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식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불우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동산동행정복지센터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소비가 뚝 끊겨 농업인들도 어려운 상황인데 자신보다 더 어려운 노숙인들과 무료급식소의 사연을 듣고 지역 농업인들이 흔쾌히 동참해 주셨다"며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동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불우이웃돕기에 나서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따뜻한 지역사회 만들기 운동을 더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광미 동산동장은 "따듯한 마음이 담긴 농산물을 나눠주신 농업인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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