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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피프틴 "아동 성 상품화는 오해" 해명에 "무책임한 변명"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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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피프틴 "아동 성 상품화는 오해" 해명에 "무책임한 변명" 비판 봇물

129개 시민사회단체 "방송사·제작진, 여성 아동 '소비 대상'으로 바라봐…완전 폐기해야"

만 15세 이하 아동들이 걸그룹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MBN 방송 프로그램 <언더피프틴>(under15)의 제작사가 "아동 성 상품화는 오해"라며 해명에 나서자 "여성 아동·청소년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송사와 제작진의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각계의 지적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29개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서울 중구 MBN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의 해명을 비판하며 재차 방영 철회를 촉구했다.

노새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아동과 청소년은 성인보다 취약한 연령이기에 각별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상식으로 합의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15세 이하 여아만 모아다가 쇼 오락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아동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선의로 포장해 우리 공동체가 합의하던 최소한의 상식선을 저 아래로 추락시키겠다는 선언이자 아동 인권을 퇴행시키는 데 미디어가 나서겠다는 공표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프로그램의 만듦새가 매끄럽고, 출연자들의 꿈과 열정과 의지가 대단하고, 제작 과정 중에 출연 아동들에 대한 배려와 보호자의 '동의'가 넘쳐난다고 한들, 이런 방송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며 "여성 연예인, 연예인 지망생의 인권과 노동권에 우리 사회가, 방송 연예 산업과 자본, 언론과 미디어가 좀 더 책임 있게 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지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도 "<언더피프틴>이 방영된다면 교육 현장에는 돌이키기 힘든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디어에서 앞장서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성 상품화하고 서로 경쟁시키는 것을 오락으로 삼는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쟁하고 평가받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참가자 전원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가 있었다는 제작진의 해명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의사가 있냐 없냐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며 "방영 이후 참가자들이 온라인 괴롭힘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고통받더라도 그때도 참가자의 의사를 확인했으니 괜찮다고 할 것인가. 정부는 그동안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고 조장한 책임을 지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MBN이 오는 31일 방영할 예정인 '언더피프틴'은 만15세 이하 여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가 공개한 홍보물에는 2016년생 아동이 노출이 있는 복장을 입고 있으며, 각 포스터에 바코드를 그려넣어 국내외에서 '아동 성상품화 '라는 비판을 받았다.ⓒ크레아스튜디오

출연진 홍보물에 바코드를 부착한 것이 학생증에서 착안했다는 제작진 해명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개인이 소지하는 학생증의 바코드와 선정적으로 꾸며진 아동의 이미지에 바코드를 부착해 전시한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본질적인 차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제작진의 해명은 그들의 인권 감수성 부족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15세 이하 아동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지가 필요한 시기"라며 "외모에 대한 압박과 지나친 경쟁은 출연 아동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또래 아동들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작진은 과연 이 모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그 기획 의도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MBN이 오는 31일 방영할 예정인 <언더피프틴>은 만 15세 이하 여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가 공개한 홍보물에는 2016년생 아동이 노출이 있는 복장을 입고 있으며, 각 포스터에 바코드를 그려 넣어 국내외에서 '아동 성상품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이 거세지자 MBN은 21일 방영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의 서혜진 공동대표는 2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어린 친구들을 성 상품화했거나, 이들을 이용해 성 착취 제작물을 만들지 않았다"며 "엄청난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서 대표는 홍보물 속 바코드를 두고 "학생증 콘셉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요즘 학생증에는 생년원일과 바코드가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2주 전에 벌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완본을 보냈고 그분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심위와 관련한 서 대표의 해명은 사실과 달랐다. 방심위는 같은 날 해명 자료를 내고 "방송 이전에 완본 프로그램을 받은 바 없고, 이를 검토해 심의규정 위반 여부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기에, 관련 내용을 바로잡는다"고 했다.

방심위의 항의에 크레아 스튜디오는 2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실책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크레아 스튜디오는 "1회 분을 사전 시사한 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답변 받은 곳은 MBN 쪽이고, 방심위를 우려해서 MBN 쪽에서 1회본을 제출했다고 들었을 뿐 결과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며 "방심위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대답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보고회에서 서혜진 대표(왼쪽부터), 황인영 대표, 용석인 PD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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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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