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열선이 고장난 게 아니라면 수동 조작을 해서라도 가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 "도로 예찰만 했더라도 긴급상황 대비 했을 것"...
경북 울릉군이 폭설에 대비해 수십억여 원을 들여 설치한 스노우 멜팅시스템(이하 도로 열선)이 폭설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주민과 관광객이 큰 불편을 겪으면서 운영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울릉군에 따르면 군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울릉일주도로 3곳에 모두 34억여 원을 투입해 도로 열선을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50㎝에 가까운 폭설이 쏟아졌는데도 열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주민과 관광객 수백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3시 30분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가 같은 날 오전 6시 30분 대설경보로 상향 발표했다. 이에 군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뒤 폭설에 대응한다고 밝혔지만, 늦어진 제설작업에 주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으면서 의미 없는 2단계 격상이 되고 말았다.
군 관계자는 이날 도로 열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측 장비가 구간별로 설치돼 있는데 고장은 아니다"라면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거나 열선 작동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은 구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프레시안> 취재 결과 자동 작동이 안되면 사무실 안에서 버튼 하나만 눌러도 수동으로 얼마든지 작동 가능한 것으로 확인 되면서 '비상 2단계'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주민 A씨(54·울릉읍)는 "제설이 안돼 주민과 통학생, 관광객이 걸어서 이동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 열선이 고장난 게 아니라면 수동 조작을 해서라도 가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로 예찰만 했더라라도 상황을 알았을 것"이라고 군 재난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같은 날 강원도에도 폭설이 내려 시·군은 '비상 2단계'를 가동하고 833대의 장비와 810명의 인력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울릉군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