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트럼프-푸틴, 30일 부분 휴전 합의…젤렌스키 "러시아, 드론 공격 여전" 반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트럼프-푸틴, 30일 부분 휴전 합의…젤렌스키 "러시아, 드론 공격 여전" 반발

미러 정상 "핵 확산 방지 및 세계 안보에 대한 협력 수립"…핵 군축 협의도 시작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 한 달 만에 전화통화를 갖고 30일 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의 에너지와 기반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무인기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러시아 측이 휴전을 이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양국의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자세하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가능한 해결책을 철저히 마련할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는 포괄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당연히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과 러시아의 합법적 안보 이익에 대한 필수적인 필요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30일 휴전 선언 제안과 관련해 러시아 측은 전선 전체에 걸쳐 가능한 휴전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과 우크라이나에서 강제 동원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군대를 재무장할 필요성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협상 합의를 방해하고 위반한 키예프(키이우, 우크라이나의 수도) 정권의 고집스러움과 관련하여 몇 가지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우크라이나 무장 세력이 쿠르스크(러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에 대해 저지른 야만적인 테러 행위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키예프에 대한 외국 군사 지원과 정보 제공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정치적,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을 향한 진전을 이루는 데 핵심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밝혀 푸틴 대통령의 휴전 조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이같은 논의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에서 당사자들이 30일 동안 에너지, 인프라(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상호 자제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 제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즉시 러시아군에 관련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은 최근 쿠르스크 지역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생명을 구해달라는 트럼프의 호소를 언급하며 러시아 측이 인도주의적 동기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음을 확인하고, 항복 시 우크라이나 군대 군인들이 러시아 법률과 국제법에 따라 공정하게 생활하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합의에 따라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19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이 포로 교환을 실시하여 각각 175명을 교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러시아 의료 시설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중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군인 23명도 송환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흑해 항해의 안전에 관한 잘 알려진 제안을 이행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는 호의적이었다"며 "정상들은 이러한 합의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추가로 파악하기 위한 회담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은 미국 대통령의 상기 제안을 특히 고려하여 우크라이나에서 양자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러시아와 미국의 전문가 태스크포스(TF)가 현재 구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적 현안도 논의했다. 크렘린궁은 "중동과 홍해 지역 상황을 포함한 다른 몇 가지 국제 문제도 언급했다"며 "위기 지역의 상황을 안정시키고 핵 확산 방지 및 세계 안보에 대한 협력을 수립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핵 군축 협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밖에 크렘린궁은 "두 정상은 양국이 협력을 구축할 수 있는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논의했으며, 경제와 에너지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육성하기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며 미국과 러시아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개최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했다는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회담 이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측에 비해 절반 정도의 분량밖에 되지 않는 이 성명에서 레빗 대변인은 "정상들은 평화를 향한 움직임이 에너지 및 기반시설에 대한 휴전뿐만 아니라 흑해 해상 휴전 이행, 완전한 휴전 및 영구 평화에 관한 기술 협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이러한 협상은 중동에서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스티프 위트코프 미 중동 특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휴전 세부 사항과 관련, 이번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일요일인 23일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전협정 초안에 에너지 관련 시설뿐만 아니라 기반시설 전체에 대해 휴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위트코프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이 협의 결과를 수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백악관 성명에는 크렘린궁의 발표에는 없었던 이스라엘에 대한 안전 문제가 포함됐다. 레빗 대변인은 "두 지도자는 미래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잠재적 협력 지역으로서 중동에 대해 광범위하게 이야기했다. 그들은 전략 무기 확산을 중단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더 논의했으며, 가능한 가장 광범위한 적용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다. 두 지도자는 이란이 결코 이스라엘을 파괴할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0분 넘게 이어진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에 대해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이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언급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이 전쟁은 결코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 이를 끝내고 싶어한다. 이 과정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인류를 위해 이 일을 완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아주 좋은 통화"를 가졌다며 "시작은 실제로 3~4주 전에 일어났다. 아시다시피, 저는 푸틴과 통화했다. 이것은 단순히 통화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지난달 양 정상 통화가 이날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문제는 통화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그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원조 문제를 제기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니다. 원조는 결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측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 군사 원조 중단을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전인 16일 플로리다에서 워싱턴 D.C로 돌아가던 중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영토에 대해, 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어느 쪽에서도 영토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들은 30일 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부분 휴전을 하는데 합의했는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러 정상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들(러시아인)은 휴전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너지 및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과 관련, 우크라이나는 이 중단을 "지지할 것"이지만 "자세한 내용과 실제 제안이 무엇인지, 양측이 합의한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및 기반시설 공격을 중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중재를 통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 측이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와 열망의 표시"로 모든 포로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돌아온 우크라이나 포로를 최전선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에게는 의료 지원과 재활이 필요하다. 중상을 입은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가 푸틴의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동맹국들은 이를(무기 중단)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측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의 본인 계정에서 "지금 많은 지역에서 러시아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다"며 "약 40대의 '샤헤드' 드론이 하늘에 있다. 불행히도,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타격이 있었다"고 말해 러시아 측의 휴전 의지에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수미 병원에 '샤헤드' 드론이 직접 타격을 가했고, 도네츠크 지역의 도시에 대한 공격이 있었으며 현재 키이우, 수미 등 상공에 공격 무인기가 있다"며 "러시아의 이러한 야간 공격은 우리의 에너지 부문, 기반 시설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평화를 위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오늘 푸틴은 전면 휴전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 세계가 푸틴의 전쟁 연장 시도를 거부하며 대응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자유 세계의 동맹을 강화하고 안전 보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러시아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실제로 중단해야만 이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를 증명할 수 있고,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