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되면서 보수진영에서 '친윤' 여론이 다시 득세하는 가운데, 정작 친윤계 핵심인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서 "탄핵심판 결론이 빨리 나야 한다", "윤 대통령 메시지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2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변호인단이 헌재 재판진행이 졸속이라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던 데 대해 "지금 일련의 정국상황이 여야뿐 아니라 진보와 보수 등 갈등, 사회적 파장이 굉장히 크다. 이건 국가적 낭비"라며 "가급적이면 이런 혼란은 좀 줄여야 되지 않겠느냐. 그런 점에서 보면 빨리 좀 결론이 나서 이 정국이 안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현 권성동 원내지도부 일원이자, 과거 '윤핵관'으로 불렸던 장제원 전 의원 지역구(부산 사상구)를 물려받아 22대 국회부터 등원한 이로 장 의원의 '정치적 동지'를 자임하는 등 친윤계로 분류돼 왔다.
김 수석대변인은 "변호사 측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우리 당 지도부도 '빨리 처리를 하되 법률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된다'는 의견"이라고 당 안팎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전날 의원총회에서 윤상현 의원 등 친윤 강경파가 '국회 해산', '의원직 총사퇴'를 주장한 데 대해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호응을 안 하는 것 같더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윤 의원 등 친윤계 위주로 당 소속 의원 50여 명이 헌재 앞에서 릴레이 농성을 벌이기로 한 데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릴레이를 하고, 또 민주당에서 단식을 하고 삭발을 하고 이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 임팩트가 적다고 본다"며 "(야당의 장외투쟁은) 효과도 없고 릴레이도 마찬가지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단식, 릴레이, 삭발 이게 3종 세트이지 않느냐"며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헌법재판소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오직 법률과 명예와 양심을 걸고 판단해 줘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에서는 이것(집회 참여 방침)을 인용하지 않고 의원들 개별적으로 하는 행동"이라며 "마찬가지다. 민주당도 삭발하고 단식하는 것도 개인적인 정치행위이지 않느냐"고 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릴레이 농성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은 금지냐 방임이냐'고 확인차 묻자 그는 "방목"이라며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것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본인들의 정치행위로 보고 지도부에서는 막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 후 대통령실 관계자나 국민의힘 지도부·의원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 '관저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 "현재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지 않느냐. 그 상태에서 더 이상 저런 메시지가 안 나오리라고 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헌재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 더 이상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도 충분히 아실 것이고, 그런 점에서 뭐 옥중정치다, 관저정치다 하는데 지금은 직무가 정지돼 있기 때문에 탄핵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대통령의 어떤 메시지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재강조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여당의 바람인가, 아니면 실제로 대통령과 교감이 있는 것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우리의 바람도 맞고, 제가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발언을 하는 것이 국정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도 "대통령 입장에서는 두 달 가까이를 자유의 몸이 아니었고 거기에서 성경을 읽는다든지 책을 보면서 자기가 걸어왔던 것을 반추해 봤을 것 아니냐. 그러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을 했다' 자기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할 거고,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가서 만났을 때도 '나는 괜찮다. 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밖에 없다. 당에서 잘해달라' 이런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 더 이상 저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아야 된다. 왜? 괜히 또 국민들 편 가르기 식으로 언론에서 (비판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대통령의 저런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 그것이 대통령의 뜻일 것"이라며 "그리고 제 생각도 그렇다. 지금 너무 혼탁한 상황이고 여야 분열, 진영 대결이 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고 해서 이게 국정이 도움이 되느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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