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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관저 정치' 재개?…권성동에 "그동안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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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관저 정치' 재개?…권성동에 "그동안 고생 많았다"

尹 석방에 국민의힘 환영 일색, 그러나… 동정론 약화에 '尹당' 꼬리표, 대선시 부담될 듯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인 윤석열 대통령 석방에 대해 국민의힘은 당 전체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 석방이 향후 정치국면에서 국민의힘에 마냥 유리하게 작용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는 지도부와 비주류 그룹 모두 나름의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윤 대통령이 석방되고 운신의 폭이 넓어지면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당'이라는 규정에 더욱 얽매이게 됐다. 당장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당 지도부·중진들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을 관저로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들을 통해 '관저 정치' 또는 '전언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오랫동안 고생을 하고 나오셔서 건강은 괜찮은지 안부를 여쭙기 위해 전화를 드렸다"며 "서로 안부만 주고받았고 특별히 정치적·정무적 상황에 대해서는 대화한 바 없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전화로 "당 지도부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을 용산 관저로 찾아가 만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빠른 시간 내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아직까지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대변인단 논평을 통해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이라며 "공수처의 '불법 수사'로 시작된 대통령에 대한 체포·구속 전 과정이 정당한 법치를 무너뜨리려는 불온한 시도였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헌재 평의 역시 원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한다"(신동욱 수석대변인), "금번 석방을 계기로 계업 수사 과정의 왜곡과 흠결이 간신히 정상 궤도로 회귀하기 시작했다"(박수민 원내대변인)고 하는 등 구속취소 결정이 내란죄 본재판이나 헌재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윤 대통령 지지층 등 강성보수층의 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윤 대통령 석방이 당 내에서 강성보수 목소리를 더 강화하고 소수파가 반대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민의힘은 그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를 당 공식 입장으로 내걸기는 했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당 소속 대선주자들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보폭을 넓히는 활동을 해왔고 소수나마 당내 소신파들은 자기 이름을 걸고 비판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자, 당내 탄핵 찬성 그룹에 속한 주자들도 일제히 "법원이 문제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취소는 당연하다. 건강을 잘 챙기시면서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실 수 있기 바란다"(한동훈), "법원이 법에 따라 판결한 것을 존중하고 환영한다"(유승민),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오세훈) 등 지도부와 한목소리를 냈다.

또 국민의힘은 최근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고, AI 관련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중도층 민심에 소구하는 정책이지만 윤석열 정부 기조와는 맞지 않는 방안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는데 이같은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도 관심이 모인다.

윤 대통령은 석방 후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저녁을 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앞서 지난 6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당정협의를 통해 의대 증원 백지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외됐다며 불만을 표했고, 이후 열린 당정대 회의에서도 장상윤 사회수석이 참석해 '헌재 탄핵심판 이후로 의대 증원 관련 결정을 미루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가정적 상황이지만, 탄핵심판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는 경우를 상정하면 여당의 속내는 더 복잡해진다. 대선의 주인공이어야 할 후보·예비후보들보다도 윤 대통령의 일정일동이 보수 지지층의 이목을 더 사로잡을 경우 후보들의 정치적 주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수감된 상태로 있으면서 보수 지지층이 뭉치는 구심점이 됐던, 그에 대한 동정 여론도 정작 석방 후에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동정론은 최근 탄핵 반대 여론이나 국민의힘 지지세의 상승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석방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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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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