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에서 풀려난 윤석열 대통령의 첫 메시지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1.19 서부지법 폭동사태 관련 구속자들을 석방하라는 것이었다. 헌정질서를 부정한 두 사건에 대한 정당화를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8일 석방 직후 변호인단을 통해 낸 메시지에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한 후 "저의 구속과 관련해 수감돼 있는 분들도 계신다. 조속히 석방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저의 구속과 관련돼 수감된 분'이 누구를 말하는지는 윤 대통령 본인이나 변호인단·비서실 모두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으나, 윤 대통령의 구속에 항의하다 법을 어겨 체포·구속된 이를 말하는 것으로 맥락상 이해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격분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한 '1.19 서부지법 폭동사태'와 관련, 경찰은 용의자 137명 중 87명을 구속했고 이중 79명을 송검했다고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따라 공직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다가 고초를 겪고 계신 분들도 있다"며 역시 "조속한 석방과 건강을 기도하겠다"고 했다.
이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죄 등 혐의로 구속된 이들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기도하겠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수감 중 "성경을 많이 읽었다"고 석방 직후 가족·참모들과의 저녁식사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편 "저의 구속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으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며 "단식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신데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다. 뜻을 충분히 알리신 만큼 이제 멈춰주시면 좋겠다"고 지지층에 일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윤 대통령의 활동 계획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어 외부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분하고 담담하게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메시지를 내더라도 매우 절제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추가 메시지 발신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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