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개설돼 35년간 대구·경북지역 성평등 연구의 거점이 돼 온 계명대 여성학과 석사과정이 폐지된다. 이에 계명대 여성학과 동문들은 물론 전국의 여성학자와 활동가들이 "계명대는 여성학과를 다시 개설해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6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계명대학교는 충원율 저조 등을 이유로 정책대학원 폐지를 결정하고 이번 학기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입학생들이 커리큘럼을 마치고 졸업하면 정책대학원은 완전히 사라진다.
이에 따라 정책대학원에서 운영해온 여성학과 석사과정도 폐지 수순을 밟는다. 계명대는 학내에 여성학연구소를 설치하고 정책대학원과 일반대학원에서 각각 여성학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운영해왔다. 이번 폐지 수순의 경우 여성학연구소와 박사과정을 제외한 석사과정만 해당된다.
계명대 여성학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은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계명대 여성학과는 1990년 개설돼 35년간 대구·경북지역 성평등 연구의 거점이 돼 왔다. 협동과정이 아닌 독립된 분과로 여성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계명대와 이화여대뿐이며, 특히 석사과정은 여성학에 관심을 가진 학생과 활동가 등이 전문적으로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는 입문 역할을 했다.

여성계 또한 계명대의 결정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계명대 여성학과는 대구·경북지역에 있는 여성단체, 풀뿌리단체 활동가들이 여성학을 공부하고 현장으로 돌아가 활동하는 선순환 구조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며 "계명대가 있었기 때문에 전라도 거점대학에서도 여성학과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올 수 있었는데, 계명대가 없애면 이런 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계명대 여성학과 구성원들과 여성계는 대학에 일반대학원 여성학과 신설을 요구하기로 했다. 대학연구소·대구지역 공공기관·시민사회단체·문화예술단체·여성학 연구자들은 지난달 성명문을 내고 "개명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여성학과 개설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5일 기준 해당 성명문에 서명한 여성학자·활동가들은 931명에 달한다.
여성학과 구성원들은 이번 주 내로 여성계의 목소리가 담긴 성명문과 일반대학원 여성학과 석사과정 개설 신청서를 대학에 제출할 계획이다. 임은경 계명대 여성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프레시안>에 "35년간 수많은 여성학자들을 배출해온 여성학과가 이어지길 바라는 게 우리 소망"이라며 "학교도 일반대학원 여성학과 개설을 노력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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