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3일 "마음이 무겁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여당이 단합해 줬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탄핵 반대 방침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사저로 예방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을 맞은 자리에서 "두 사람이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 구치소를 방문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건강과 마음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고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지금의 사태에 잘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국민의힘의 단합을 당부하며 "지금 국가 상황이 매우 어렵다.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렵고 경제민생이 매우 어려우니까 집권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져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거대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신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대의를 위해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돌이켜보건대 개인의 소신이야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학에 찬성했던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거듭 "힘을 합쳐야 한다. 개인 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집권여당의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서 개인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 엄호에 총력을 기울이는 당 지도부에 비판적인 흐름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려서 너무 죄송스럽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 심판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데 대한 사과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이제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답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투톱'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보수 지지층 결속용 행보로 풀이된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지난 달 차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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