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군에 속하는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우리나라 보수 전체가 궤멸상태로 망하는 것은 우리 정치에도 안 좋다"고 호소하며,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선후보 선정을 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같은 사람이 후보가 될 경우에 국민들께서 우리 당을 보는 시각과 유승민이 후보가 될 경우에 보는 시각은 다를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2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후보를 뽑느냐는 것 자체가 국민들한테 국민의힘의 선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굉장히 빠른,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국민들한테 무엇을 진심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며 "경선도 한 20~25일 안에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조기 대선 언급을 꺼리고 있는 당 지도부를 겨냥 "당 입장에서는 인용될 경우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속으로는 당연히 준비를 하고 있었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의 후보가 된다면 우리가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그런 전략을 준비할 수 있나? 우리가 '조중동'이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보수언론조차 사설과 기사에서 '중도층에서 무너졌다', '중도층이 돌아섰다'고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안에서 (탄핵에) 찬성했다, 반대했다 가지고 서로 딱지를 붙이고 편을 나눠서 총을 쏘고 싸우고 '너 당에서 나가라'느니 하면 그건 이재명 대표한테 그냥 대통령 자리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최근 이 대표의 행보에 위기감을 표하며 "이 대표는 지금 왼쪽에서부터 중원으로 거침없이, 우리가 방어를 안 하고 대항을 안 하니까 막 쳐들어오지 않느냐. 빈집털이하고 안방까지 다 차지하려고 그러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우리는 뭘 하고 있느냐. 거기에 대응을 안 하는 건 정당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벌떡 일어날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자들 중에 진보라는 말, 진보의 가치에 대해 가장 애착을 많이 가졌던 분이 노 전 대통령이고 거꾸로 노 전 대통령은 보수라는 말에 대해서 굉장히 폄하·비난을 많이 했다. '보수는 그냥 바뀌지 말자는 거다'. '약육강식·적자생존. 힘센 사람 마음대로 하는 것' 이런 이야기를 노 전 대통령 입에 달고 살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노 전 대통령조차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예컨대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이라크 파병 같은 것은 했다. 그래서 저는 노 전 대통령이 진정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이 대표와 지금 민주당은 처음부터 진보가 아니라 사이비 진보였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한편 최종변론과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12월 14일 탄핵소추 이후 보여준 모습을 보면 계속 비상계엄 등에 대해 변명하고 부하들한테 떠넘기는 게 많다"며 "(윤 대통령이 발표해야 할) 제일 중요한 메시지는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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