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수' 선언으로 당 정체성 논란을 일으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엔 "민주당은 중도정당"이라며 "같은 자리에 서 있어도 상황이 변하면 오른쪽이 왼쪽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 "시대 상황이 진보성이 더 중요할 땐 진보적 중도 역할이, 보수성이 더 중요할 때는 중도 보수적 역할이 더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진보와 보수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며 "서구 선진국 기준에 의하면 김대중, 문재인, 이해찬 등의 지적처럼 민주당은 보수정당이거나 그에 가깝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선언했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당내 비명계 인사들이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 보수'라는 본인의 입장은 다시 한번 견지하면서도, 이번엔 '보수'보다는 '중도' 개념에 방점을 찍으며 노선을 일부 수정한 셈이다.
이 대표는 이어 "실용적 대중정당으로서 좌우나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리민복에 필요한 일을 잘 해내면 된다"며 "대내외적 요인으로 불안하고 위험하며 절망적인 이 상황에서는, 동맹강화와 국제협력에 기초한 안보, 공정한 법질서 유지, 민생과 경제의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우클릭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변해 민주당과 이재명이 주력할 선순위 과제가 바뀐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극우클릭으로 민주당의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바뀐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에 매진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해선 "극우범죄 정당"이라며 공세를 폈다. 이 대표는 "보수를 참칭하던 수구정당 국민의힘이 윤석열·전광훈을 끌어안고 극우본색을 드러내며, 겉치레 보수 역할마저 버리고 극우범죄정당의 길로 떠났다"고 했다.
이 대표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불법계엄때로 다시 돌아가도 계엄해제에 반대하겠다는 게 국민의힘(대표)의 입장"이라며 "수천 명 국민을 살상해서라도 영구집권용 군정을 시도한 내란수괴의 탄핵을 반대하고 법원을 무력침탈한 헌정파괴세력을 비호하는 게 '보수'일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앞서 지난 1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계엄 당일 본회의장에 간다면 계험해제 표결에 찬성할 건가' 묻는 질문에 "당시의 그 표결엔 제가 국회 현장에 있었더라고 해도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권영세 "다시 돌아가도 '계엄해제' 참여 안해…한동훈, 성급했다")
이 대표는 "극우범죄당 국민의힘이 극우의 힘을 믿고 내팽개친 보수탈을 찾아 윤석열을 부정할 그 새벽이 다가온다"며 "(국민의힘이) 구밀복검하며, 계엄 총칼로 위협하던 국민에게 큰 절로 사죄하고, 윤석열을 부정하며 당명을 또 바꿀 날이 언제일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칭 보수, 억지 진보의 정쟁에서 벗어나 진정한 보수와 합리적 진보성이 경쟁하는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며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에 국민의 편에 섰던 모든 정치세력이 작은 차이를 넘고 연대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잇단 '우클릭' 행보에 당 지도부 또한 보조를 맞추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리더십은 국민을 믿고 변화에 대처하는 실용주의"라며 "중도 실용인가? 극우 극단인가? 답은 명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중도 보수 선언과 관련 당의 구체적인 정체성을 묻는 기자들 질의에 "(민주당은) 경제와 관련해서도 때로는 진보, 때로는 보수정책을 혼용해서 통합·실용적으로 쓴다. 안보와 관련해선 통상적으로 우리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국정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우리가 야당인 상태든 여당인 상태든 상관 없이 폭 넓은 통합정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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