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 전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게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대통령이 직접 영장 집행 방해를 주도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이날 <한겨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이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후인 올 1월 7일 김 차장이 윤 대통령에게 "철통같이 막아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해라" "경호 구역을 완벽하게 통제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이런 지시에 "말씀 주신 내용 다시 한번 직원들에게 주지시키겠다" "숭고한 임무를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둘은 보안성이 강한 미국 메신저 '시그널'로 연락했다.
특수단은 김 차장이 1월 3일 시그널을 이용해 윤 대통령에게 7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고 윤 대통령은 1차례 메시지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체포영장 집행 상황을 보고했고 윤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지시를 내렸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이뤄졌으나 실패한 날이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1월 7일 윤 대통령이 다시 김 차장에게 2차 체포영장 저지에 나서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월 15일, 공수처는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김 차장은 다시금 영장 집행을 막으려 했으나 경호처 직원들이 동조하지 않아 윤 대통령은 체포됐다.
오직 '대통령 안전만 생각하라'는 지시는 달리 말해 경호처 직원과 경찰 등이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의의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있더라도 자신을 보호하는 데만 집중하라는 지시로 볼 수 있다. 만일의 사태가 날 것을 우려해 스스로 영장 집행에 응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과 결이 다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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