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이 민주당 이기는 여론조사, 독약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보수 결집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여론조사 양상이 오히려 국민의힘에 중장기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여론조사 숫자들은 우리에게 독약"이라고 그는 말했다.

유 전 의원은 2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여론조사 숫자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기는 걸로 나오고, 또 정권연장(론)이 정권교체(론)를 이기는 여론조사들을 보고 우리 의원들이나 당원들이 더 고무돼서 전광훈 집회 더 열심히 나가고, 극우 유튜브 더 열심히 보고, 윤석열 대통령하고 운명을 같이하겠다고 더 열심히 한다"며 "국민의힘이 극우화되고 강경보수화되는 게 나를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 좋은 거냐? 제 원칙과 상식으로는 이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여론조사 안에는 '이재명의 민주당'에 대한 보수진영의 혐오, 두려움, '저 사람이 되면 안 된다'는 게 깔려 있는데 그건 이해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지금 국민의힘이 가고 있는 길이 보수 정당이 가는 옳은 길이냐에 대해 좀 차분하게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가면 보수정당이 앞으로 국민들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게 너무나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이 지금 윤석열 대통령하고 한몸이 돼서 죽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방향으로 가면 다음 대선이고 지방선거고 총선이고 못 이긴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철저하게 반성하고 사죄하고, 우리가 진작 했어야 될 보수 재건의 길, 개혁보수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두 번 대선 도전을 했었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사사로운 권력이 아니라 진짜 국가 미래를 위해서 국가 경영을 하는 자리인데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은 늘 갖고 있다. 그건 저한테는 상수"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야권 대선후보로 유력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어지간한 정치인들이 그렇게 많은 범죄 혐의를 달고 사는 경우가 잘 없고, 민주당 장악 과정에서 반대 세력을 숙청해서 1당 독재 체제로 만드는 걸 보고 '저 사람이 민주주의자 맞느냐', '저 사람이 대통령 되면 민주공화국의 기본적 헌법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겠느냐', '어떻게 보면 윤 대통령보다 더 위험한 사람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특히 "경제에 있어서 기본사회, 기본소득이 그 분의 대표적인 정책 브랜드이지 않느냐"며 "정치인의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바로 엊그제까지 기본사회, 기본소득, 기본대출 등 국가가 다 해주겠다고 주장해 왔는데 어제 보니 '기본 사회를 대선 앞두고 재검토하고 이제는 성장으로 간다'고 하더라. 선거를 앞두고 조급증과 초조함 때문에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의 최근 행보는) 중도층을 겨냥하는 우클릭 메시지"라며 "국민들께서 정치인에 대해 능력은 둘째치고 '저 사람이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셔야 하는데 이 대표의 기회주의적인 말 바꾸기나 가벼운 언행은 굉장히 국민들이 믿기 힘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