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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폭동 보면서, '자경단' 만든 성폭력 가해자들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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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폭동 보면서, '자경단' 만든 성폭력 가해자들 생각나"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투쟁 1주년…"학생들이 '힘센 사람이 이긴다'는 잘못된 교훈 배워"

윤석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불법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킨 90명 중 절반이 20~30대로 나타난 가운데, 교내 성폭력 및 2차 가해를 방조해온 교육 당국이 서부지법 폭도들을 키워냈다는 지적이 시민사회에서 나왔다.

교육·시민단체들이 모인 'A 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 전보철회를 위한 공대위'는 2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취지로 주장했다. 공대위는 제자의 성폭력 피해를 공론화한 지혜복 교사를 다른 학교로 보낸 A 학교 및 투쟁에 나선 지 교사를 해임한 뒤 직무유기로 형사고발한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하는 단체다.

혜원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서부지법 폭동을 보며 A 학교가 생각났다. 자신들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어 신고한 학생을 색출하겠다며 책상을 발로 차고 커터칼을 드르럭거리며 '자경단'을 만들고 교내를 누볐다는 남학생들이 생각났다"며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선 지 교사가 학교 밖으로 내몰린 것을 교직원들이 알고 있다. 그들 중 누가 가해 학생들에게 반성을 이끌어내고 올바른 성인지감수성을 길러내는 성교육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백종성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또한 "성폭력 피해 학생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며, 피해자 옆에 선 교사는 학교에서 쫓겨난 채 해임에 고발까지 당했다. 이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힘센 사람이 이긴다'는 교훈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정근식 교육감은 후보 시절엔 '(A 학교 사안을) 잘 모른다. 당선되면 살피도록 하겠다'더니 3개월 뒤 면담에서는 어떤 요구에도 답하지 않았다"며 "정 교육감의 파렴치한 묵묵부답을 규탄한다. 서부지법 폭도들은 정 교육감 같은 사람들의 교육철학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법원 담장을 넘어 무단 침입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에 붙잡혀 있다. ⓒ연합뉴스

이날은 지 교사가 A 학교의 교내 성폭력 은폐 규탄 및 부당전보 철회를 촉구하며 투쟁을 시작한 지 1년 되는 날이다. 지 교사는 A 학교의 전보 조치가 성폭력 사안을 공론화한 자신에게 인사 보복을 내린 것이며,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을 내버려 둔 채 다른 학교로 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교육청에 자신을 공익제보자로 인정하고 부당전보 철회 및 해임, 형사고발 취하를 요청했으나 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지 교사는 "1년 전 저는 학생들 곁에서 든든한 언덕이 되고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투쟁을 시작했지만, 결국 부당해고로 학교조차 되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피와 땀으로 투쟁하며 만들어온 모든 성평등 정책이 윤석열 정권에서 후퇴됐다. 그로 인해 성차별과 성폭력이 더욱 심해졌으며 딥페이크도 나타났다"며 "분노해 광장으로 나온 청년 여성들과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는 A 학교 성폭력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어떤 결과에도 연연하지 않고 동지들과 함께 승리할 때까지 싸워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시교육청 비서실에 A 학교를 비롯한 서울 시내 학교 성폭력 전수조사, 지 교사 공익제보자 인정 및 형사고발 취하, 정 교육감과의 2차 면담 등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 공대위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 텐트농성 등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단체들이 모인 'A 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대위'는 2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프레시안(박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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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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