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출석을 앞둔 가운데, 그가 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야당의 입법·탄핵 독주' 등을 들며 정당성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비전전략실장을 지냔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 탓이다? 본말이 좀 바뀌었다"며 "물론 입법 독주가 심했다. 탄핵을 남발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입법 독주'라는 인식 이전에, 우리가 민주당에게 총선에서 대패한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럼 참패의 원인이 뭐냐, 국민들이 국민의힘보다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택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당부드리고 싶다. 그건 당신 탓이다. 당신이 정치를 잘못해서, 당신이 민심에 역행해서, 당신이 지지를 잃어서 우리 당이 망했고 민주당에게 거대 의석을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바뀌었어야 된다"며 "총선 참패 이후에(라도), 민주당 탓을 하기 전에 태도를 바꿔야 했다. 김건희를 잘라냈어야 했고 국정 기조를 바꿨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어서 비상대권으로 계엄을 선포했다'? 입법 독주, 탄핵 남발 탓이라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면 안 된다"며 "'네가 살인을 했으니까 나도 살인을 하겠다' 이런 논리밖에 더 되느냐"고 12.3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윤 대통령이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 등을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재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자기 반성을 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 정당화 기제가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부정 선거야'(라는 것)"라며 "아주 편리한 논리"라고 비꼬았다.
그는 "만약 이런 논리를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주장)한다면 외로운 늑대 증후군 밖에 안 된다. 그냥 골방에 앉아서 자기 스스로 자기를 정당화하는 자기 동굴 속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1.19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대해 국민의힘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폭력적 행위, 극우적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되는데 '이것만 잘못이 아니라 공수처에도 탓이 있다'(고 하고 있다)"며 "이게 윤 대통령이 남 탓 하는 거랑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를 돌이켜 보고 반성하고, 우리 당은 그들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실하게 결별하고 분리해 내야 되는데 그들을 마치 옹호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19 폭동 현장에서 검거된 폭동 가담자들 다수가 20~30대 남성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계엄 직후 여의도에 운집했던 100만 인파에는 상대적으로 2030 여성들이 많았다"며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 윤석열 비판과 윤석열 옹호라는 두 정치적 입장이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라는 성별로 분화되는 모양새가 아닌가 굉장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이대남'들의 극우화된 양상이 (그 배경에) 행여 과거의 '일배'라고 하는 극우적 혐오주의자들, 그리고 그 뒤에 있었던 신남성연대·백골단에까지 이르는, 극단적 생각을 하면서 차별·혐오·배제를 정치적 명분·자양분으로 삼는 젊은 남성들이 있다고 한다면 굉장히 큰 문제"라며 "이걸 모른 척 해서도 안 되고 외면해서도 안 된다. 사회 통합과 미래를 위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편 최근 보수 결집세가 뚜렷해진 여론조사 동향과 관련 "'기승전 이재명'이라는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재명은 힘이 센 사람이고, 현직 야당 대표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 될 거라는 많은 사람의 예측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보다 우리 당이 높게 나오는 이유는 '그래 윤석열은 이제 퇴장이다. 이제는 이빨 빠진 호랑이, 힘 빠진 멧돼지가 돼 있다. 그러면 이 사람을 놓고 국민의힘을 계속 때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윤석열이 퇴장하니까 이제는 이재명이 대통령 될 것 같은데,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윤석열보다 더하는 것 아니야?' 하는 우려와 불안과 분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어느 당을 지지합니까' 하면 윤석열이 퇴장해버린,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한 국민의힘과 이재명이 아직도 기세등등한 민주당을 놓고 봤을 때 '차라리 국민의힘'이라는 여론이 높다고 모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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