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스라엘-하마스 15개월 만에 휴전 전격 합의…바이든-트럼프 합작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스라엘-하마스 15개월 만에 휴전 전격 합의…바이든-트럼프 합작품

CNN "트럼프 취임 전 해결이 양측 모두에게 좋은 타이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년 3개월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직전에 휴전이 이뤄진 것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모두에게 좋은 타이밍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이하 현지시각)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포로들을 석방하는 다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휴전은 오는 19일부터 6주 간 발효되는데,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우선 첫 번째 단계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50세 이상의 이스라엘 인질 33명이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풀어주게 된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중심지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를 이스라엘 국경 700미터 내 지역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인도적 부문의 조치도 이뤄진다. 이스라엘은 하루 최대 트럭 600대 분량의 인도적 물품이 가자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며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가자 밖으로 떠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같은 첫 단계 조치가 실행되면 7일 후 가자지구 라파와 이집트 간 이동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의 필라델피 회랑에 주둔하고 있는 군을 50일 이내에 완전히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1단계가 충족됐다고 판단하면 하마스는 주로 남성 군인들로 구성돼 이는 모든 이스라엘의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들을 풀어주는 2단계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도 시작된다.

2단계가 충족될 경우 마지막 3단계는 이스라엘 인질들의 시신이 국제 감독 하에 3~5년 간의 재건 계획에 대한 대가로 이스라엘에 인도되면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 1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데이르 알발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휴전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양측이 휴전에 이른 배경으로 바이든과 트럼프가 모두 이스라엘을 압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임인 바이든 정부에 비해 더욱 확실히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예상됐던 트럼프 정부 측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압박한 것이 휴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문제 협의회 오마르 라흐만 연구원은 방송에 "트럼프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 지역을 방문해 네타냐후에게 '이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측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미국 방송 CNN은 이번 휴전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모두 성과를 낸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이는(휴전) 임기 중 가장 낮은 지지율로 퇴임할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온 긍정적 소식"이며 "두 번째 취임식 전에 인질이 석방되지 않으면 가자지구에서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공언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송은 "(미국 대선) 선거 이후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만난 바이든은 가자지구에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현재) 행정부와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보좌진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든 인질 문제는 반드시 협력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이 했다"며 바이든과 트럼프의 특사가 모두 이스라엘을 설득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양측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취임식 전에 인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시점에 해결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적절한 타이밍이었다는 설명이다.

방송은 "트럼프의 고문들은 선거 승리 이후에 체결된 모든 합의에서 그의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바이든의 경우, 대통령 임기의 4분의 1 이상의 기간동안 성사시키려 했던 인질 협상이 마침내 결과를 얻게 되면, 이를 위해 썼던 시간과 에너지, 정치적 자본 등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양측은 지난주 결과를 내기 위해 마지막 노력을 기울였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성사시키고 "수십 명의 인질과 가족의 고통을 종식시킨" 데 대한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협상 성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양측의 휴전을 반기고 있지만, 이번 휴전이 합의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실제 전쟁 발발 이후 한 달 뒤에 있었던 2023년 11월 1차 휴전은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오마르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시간을 끌면서 이번 휴전 합의에서 벗어나려고 할 수 있다"며 "이것이 협상에 임한 네타냐후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 국가 안보에 부정적이고 위험한 협정"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그는 "완전한 승리"를 위해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이는 "하마스 테러 조직을 파괴하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협정과 관련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에 합의했음에도 여전히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알자지라> 방송은 15일 오전부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대피소 및 여러 주택 등을 폭격해 지난 24시간 동안 최소 6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크리그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 발효 전까지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사흘은 가자 주민들에게 매우 힘든 날이 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고, 불행히도 이는 전쟁 자체가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질을 거래하면서 지속 가능성이 높은 단계적 거래를 한 것은 좋은 생각"이라면서도 "지난 2023년 11월 1단계에서 이러한 접근이 결렬된 바 있다"고 말해 실제 단계별로 휴전 합의가 이행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으로 이날까지 최소 4만 670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11만 265명이 부상을 당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최소 1139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포로로 잡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