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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탈당권유' 당 안팎 비난에…국민의힘 "당론이 휴지조각인가"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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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상욱 탈당권유' 당 안팎 비난에…국민의힘 "당론이 휴지조각인가" 방어

김상욱 "중요한 건 양심, 나치 독일 하나로 단결시킨 게 바른 건가"…조경태 "權 주장, 소가 웃을 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및 쌍특검법안 등에 찬성입장을 보여온 소장파 김상욱 의원에게 탈당을 공개 요구한 것과 관련 '당내 소수의견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다양성을 부정하는 당이 전혀 아니"라면서도 "김 의원이 지금까지 의총에 나와서 본인 입장을 얘기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김 의원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권 원내대표의 김 의원 탈당 요구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당론이 지도부 한두 명이 모여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또 그것을 의원들에게 따를 것을 강요하는 당의 지침이 아니라 저희 의원님들의 일종의 협정이다"라며 "108표를 가지고 야당과 대응해야 하는 원내대표 입장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직후 국회에서 야당 규탄대회를 진행한 뒤, 본인이 김 의원에게 탈당 요구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 "(김 의원에게) 탈당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권유했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계속해서 당론과 반대의 행위를 하고 밖의 방송이나 언론 인터뷰 통해서 당론에 반대되는 행위를 했다"며 "당론과 함께하기 어려우면 같은 당에서 함께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등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일 당시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의 재의결을 앞두고 이에 대한 반대 당론을 정한 뒤, 당내 소신파 의원들인 김상욱·김예지 의원 등을 찾아가 당론에 따라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날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특히 김상욱 의원에게는 '당론에 따르지 않을 거면 당을 나가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보도가 전날 나왔다.

신 대변인은 이와 관련 "김 의원이 지금까지 의총에 나와서 본인 입장을 얘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권 원내대표는) 그래서 '의총도 나오고, 와서 본인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얘기를 해라, 그럼 그것이 당론에 반영될 수도 있고 김상욱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설득되면 당론에 영향 미칠 수도 있는 거다' 이런 취지에서 원론적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 당은 상대방의 의견을 억압하거나 얘기 못하게 하거나 다양성을 부정하거나 그런 당이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많은 분들이 자유롭게 얘기하고 가끔은 그 의견이 조금 과격하게 외부로 전달되는 경우 있을 정도로 누구나 자유롭게 얘기한다"며 "그런 점에서 (김 의원이) 당론을 따랐느냐 안 따랐느냐 결과적인 얘기만 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당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본인 주장을 충실히 얘기하는 건 의무기도 하다"고도 했다.

신 대변인은 이 과정에서 "당론에 대한 것을 언론인 여러분은 무슨 휴지조각처럼 자꾸 생각하는 거 같은데, 당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당론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과, '당론에 반대할 거면 탈당하라'는 압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김 의원 등 탄핵 찬성파 의원들은 탄핵 가결 직후부터 일관되게 '당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해온 만큼 국민의힘 측 해명이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김상욱 "히틀러가 나치 독일 하나로 단결시킨 게 바른 방향이냐"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께서 '탈당하라' 하신 말씀은 저도 탈당 요구보다는 '당론을 좀더 무겁게 고려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 "저도 당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걸 기준으로 하려고 애 많이 쓴다"면서도 "당론이라도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양심의 옳고 그름의 판단 때문에 예외적으로 (당론을) 따르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보수의 가치인 헌정질서 수호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정면으로 훼손하고 독재를 시도한 윤석열을 빨리 제명하고, 윤석열 등 우리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 사람들과 절연하고, 보수의 가치를 기치로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정통 보수의 길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그게 양심의 소리라 믿어서 그와 반대되는 당론은 제 양심에 어긋나 따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총은 자유로운 분위기인데 거기에서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신 대변인 지적에 대해서도 "제 모자람도 있다"면서도 "의총 발언에 대해서 물리적 제재는 없겠지만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당내 소장파가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단결도 중요하지만 방향성이 옳은 단결이 중요하다. 방향이 잘못된 단결은 되려 옳지 않다"며 "히틀러가 나치 독일을 하나로 단결 시킨 게 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당 안팎 비판 봇물…조경태 "소가 웃을 일, 권성동 과했다"

권 원내대표의 '탈당 권유' 사건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과연 지금 김상욱 의원이 한 행동과 원내대표가 한 발언 중에 국민들이 어느 쪽에 손을 더 들어줄 것인지 저잣거리에 나가서 한번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국회법 제114조 2항에 보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서 투표한다'라고 돼 있고, 국민의힘 당헌 60조를 보면 '국회의원은 헌법과 양심에 따라 국회에서 투표할 자유가 있다' 돼있다"며 "그러면 당헌과 국회법에 (의해)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투표하도록 돼 있는데 이것을 부정한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김상욱 의원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양심에 따라 투표한 모습이 아닌가 본다"며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다 헌법기관인데 어떤 특정인이 이래라저래라라고 할 자격이 있나. 권한을 벗어난 발언이었다고 보고 있고, 원내대표라 해서 무소불위의 권한과 권력을 행사한다는 그런 조항은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은 조금 과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나아가 "저는 우리 당이 제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을 위한 그런 모습을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이성적인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며 "당명이 국민의(힘) 당이지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의 당'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저도 잘 이해가 안 되는 그런 여러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들의 뜻을 받드는 그런 정치를 해야 되는데 대통령의 뜻을 받들려고 하는 모습, 대통령을 지키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의심을 받을 만한 행동들을 많이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 소속 의원 40여 명의 '관저 집결' 사태에 대해 그는 "국민의힘의 제1의 가치, 보수의 제1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배치되는 행위인데, 이런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위를 한 대통령을 지키고 감싸겠다면 그분들은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가 과연 있는지 모르겠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에 찬성하는지 커밍아웃부터 했으면 좋겠고, 비상계엄에 찬성한다면 계엄당을 만들어서 따로 나가서 당당하게 대통령과 함께 맞서서 싸우라. 국민의힘의 정신하고는 거리가 참 멀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권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성호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표결한 국회의원을 당의 원내대표가 탈당하라고 하는 것은 그게 민주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자백한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럴수록 국민의힘이 국민들로부터 멀어지는 과정"이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원내)대표가 일반 국회의원한테 가서 '너 내 말 안 들을래? 그럼 나가' 이건 권유가 아니라 겁박"이라며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자정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성동 의원이 그렇게 막더라도 제3자 특검법으로 바뀐다면 국민의힘에서 (전날 198명에서 추가로) 두 분 이상이 동의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권성동 의원의 그런 행위는 3류 조폭만도 못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고 의원은 "당론을 어겼으면 당을 나가라, 이런 이야기를 지지자들은 할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원내대표잖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같은 동료 의원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아놓고 돈 뺏는 것보다도 못한 행위"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윤석열 탈당부터 권유해야지, 그럴 배포와 자신감도 없으면서 어디다 대고 동료 의원한테 그런 얘기를 하느냐. 저는 같은 당은 아니지만 너무 화나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김예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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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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