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도심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또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대성(30)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용규)는 9일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대성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전자장치부착 20년, 매일 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보호관찰, 0.03% 이상 음주 불가, 성행개선 교육 등 준수사항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10대 여성을 살해하고 인근 술집과 노래방 등을 찾아가 또 다른 범행 대상을 살해하려 예비하는 등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살인혐의를 인정한 피고인이 살인예비혐의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하지만 증거조사 자료 증거, 범행을 위한 의식적 준비 행위 등이 명확함을 볼 때 (술로 인한) 장애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으며, 살인예비혐의의 고의와 목적을 인정함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과 무관한 사람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전체적 범행 경위와 관계, 범행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달할 때 재범가능성이 있고 죄질도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용서 받지도 못했으며 이 사건 피해자들의 공포 등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객관적 증거는 인정하면서도 수사관의 질문에 웃음을 보이고, 농담을 하는 태도는 진심 어린 반성의 태도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지난 9월 26일 오전 0시 42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도로변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800m 뒤쫓아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으며, 범행 이후 흉기를 소지한 채 추가 범행 대상을 물색한 혐의(살인예비)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증거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10대 여성을 살해한 후 1시간 가량 거리를 배회하며 살인을 실행하기 위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허리춤에 흉기를 꽂은 채 인근 술집과 노래방을 차례로 찾아갔다.
특히 이곳에서 흉기를 숨기고, 바지춤에 숨긴 흉기를 보정하는 모습 등이 CCTV에 찍혔으며, 노래방을 나온 뒤 경찰차를 보고 흉기를 내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박씨는 피해자 유족들과 지인들로부터 치유할 수 없는 상실감과 무력감을, 지역사회에는 누구나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남겨줬다"며 "박 씨의 심리 분석 결과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동반된 반사회적 성격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공통되게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또 "박 씨는 스스로 통제하려는 노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위험성은) 날로 심해지고 있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어 법정 최고형 처벌이 마땅하다"고 사형을 구형했다.
박대성은 최후 진술에서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살인 이후 행동에 대해 정말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살인예비 혐의는 계속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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