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민간인 신분으로 이른바 '햄버거 계엄 모의’를 주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여군 교육생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군에서 쫓겨났던 것으로 19일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육군 군사법원은 지난 2018년 12월 노 전 사령관에게 성추행 등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이같은 판결로 노 전 사령관은 불명예 제대했다. 성추행으로 군에서 쫓겨난 '민간인'인 그가 정보사 병력을 움직인 정황들이 드러나고, 2024년 '윤석열 내란 사태' 비선 핵심 인물로 부상한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8년 10월 1일 국군의날에 여군 교육생을 술자리로 불러내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 피해자가 "부대에 일이 생겨 가야겠다"며 달아나려 했지만 노 전 사령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제추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소속 부대 법무실에 신고했고 육군은 노 전 사령관을 해임한 후 형사 입건했다. 군사 법원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집행유예 없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이번 내란 사태의 핵심 축인 '충암파'와 함께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측근인 육사 출신 '용현파'로 분류된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고, 또 다른 '용현파'인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통해 자신의 '친정'인 정보사 병력 운용을 좌지우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보사 이력이 적은 문 사령관을 사실상 '허수아비'처럼 노 전 사령관이 부린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사령관은 문 사령관 및 정보사 간부들 두명과 함께 경기도 안산의 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계엄 모의'를 했다는 의혹의 중심 인물이다. 노 전 사령관을 수사 중인 경찰 측에서는 노 전 사령관을 "김용현 급의 내란 혐의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노 전 사령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찰은 영장에 요인 암살이 주요 임무인 HID 부대를 노 전 사령관이 비선으로 운용했다는 정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19일 오전 구속됐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측근들에게 계엄 당일 국회로 향하던 중 "국회에 가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요인 암살 지시' 의혹은 여권 내부에서도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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