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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담화, 국민의힘엔 통했다…與, 특검·탄핵 '모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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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담화, 국민의힘엔 통했다…與, 특검·탄핵 '모두 반대'

친한계도 일제히 '탄핵 반대'…"대통령, 진솔한 사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7 대국민담화 이후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 단일대오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탄핵 찬성 및 보류 입장을 보이던 친한계 의원들도 일제히 탄핵 반대 입장으로 등을 돌렸다. 대통령 담화를 두고 "진솔한 사과의 내용을 담았다"는 긍정 평가도 나왔다. 같은 담화를 두고 "자기구명 목적의 담화"라고 비판하고 있는 야권 및 시민사회와는 결이 다른 결론이다.

7일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약 30분 남겨둔 시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에 모두 반대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당초 윤 대통령 담화 직후 한동훈 대표가 탄핵이 아닌 '조기퇴진' 등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선 여당이 '탄핵 반대·특검 찬성'을 통해 일종의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예상을 뒤집고 강경기조를 택한 셈이다.

탄핵 표결 '이탈표' 가능성으로 주목 받았던 친한계 의원들도 이날 탄핵 반대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당론확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탄핵 특검 둘 다 반대하기로 당론이 정해졌다"며 "저도 당론에 따른다"고 했다.

친한계 진종오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임기 단축을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전적으로 일임했다"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령 선포는 헌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차대한 과오였다", "국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삼아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계엄이 '위헌·위법'이라는 입장엔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반영했다는 말로 풀이된다.

전날 국민의힘 내에선 최초로 '탄핵 찬성' 입장을 명확히 밝히며 주목 받았던 친한계 조경태 의원도 이날 본인의 의사를 뒤집고 탄핵 부결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이 '탄핵안 부결 투표 의향이 맞는가'라고 묻자 "그렇다"며 "한 대표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의 조기퇴진에 대해서는 "(임기종료를 위한) 로드맵을 짜야한다"면서도 "전체적 맥락을 봤을 때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수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니 그부분까지 포함하면...(수용할 만 하다)"고 입장 선회의 취지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엔 한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동혁 의원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방송에 보도된 장 의원의 의총 발언 전문에 따르면, 장 의원은 "정치는 논리와 법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며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탄핵과 특검을 막기 위한 설득을 하겠다. 그리고 설득에 성공하지 못해서 특검이든 탄핵이든 통과된다면, 저는 그 즉시 최고위원을 사퇴하겠다"며 탄핵 반대 입장을 강고히 하고 있는 중진의원들에게 "한 대표가 우려하는 부분을 불식시킬 수 있는, 국민과 108명을 설득할 수 있는 조치를 하시도록 대통령을 설득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장 의원의 발언과 이날 오전의 윤 대통령 담화 발표, 그리고 친한계 의원들의 입장선회 및 탄핵 반대 당론 확정을 함께 고려하면, 윤 대통령의 담화가 '한 대표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민과 108명을 설득할 수 있는 조치'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로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신동욱 의원은 이날 대국민 담화 직후 의총장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어려운 시국에서 대통령 담화가 비교적 진솔한 사과의 내용을 담았다"고 담화 내용을 평가했다. 그는 의총장 내 분위기에 대해서도 "이제 당이 대통령 사과가 담긴 내용처럼 어떻게 국민들로부터 질책을 받아내면서 신뢰를 되찾아가느냐, 이런 의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한 대표가 대통령 담화와 관련 '조기퇴진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기자들이 '탄핵 부결 쪽으로 해석하나' 묻자 "저희 당 입장은 탄핵 부결"이라고 확언하기도 했다.

탄핵 반대 입장을 강조해오던 친윤·비한계 중진들로부터는 더욱 거센 발언이 이어졌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의총 도중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민주당의 입법폭주·탄핵폭주에 우리가 어떤 대처를 했나"라며 "대통령에게 책임지라는 건 비겁한 것"이라고 했다.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윤 대통령의 설명에 힘을 실은 것이다.

실제로 친윤계는 물론 당 소속 광역단체장(오세훈·홍준표)이나 나경원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탄핵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2016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는 경험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헌정 중단을 초래할 뻔한 중대한 사태 앞에 '당이 입을 정치적 타격' 혹은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근거로 이같이 당론을 확정한 것은 한 대표가 그간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 지도부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슨 탄핵 트라우마를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이 겪은 비상계엄 트라우마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냐. 자기들 권력 잃을 것은 걱정되고, 국민이 비상계엄으로 기본권을 억눌리고 학살을 당한 트라우마는 생각지 않는 것이냐"며 "적반하장도 그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긴급회동을 마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돌아와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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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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