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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편중된' 중앙부처 공무원 교육기관 분포…"이렇게 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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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편중된' 중앙부처 공무원 교육기관 분포…"이렇게 심했나?"

[제2중앙경찰학교 최적지 남원] ㉔ 수도권·충청권에 74% 집중

윤석열 정부의 국정비전 중 하나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을 향한 탈(脫)지방 행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전국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균형발전 정책을 강화한다지만 중앙의 각급 기관이 수도권 등에 대거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지방에 짙게 깔린 불균형의 그림자를 걷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짙어가고 있다.

물론 여러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특별행정기관은 물론 각종 공기업 건물까지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 지방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을 막기 위해 전국에 10개 혁신도시를 조성하고 150여개 공공기관을 옮기는 획기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지역개발학회와 남원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도우 교수(사진의 맨 좌측)는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안내된 공무원 교육훈련기관 31개'의 권역별 입지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남원시

덕분에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지방의 인구 유출을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각급 기관의 수도권 편중이 여전히 심각하며 중앙부처 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의 수도권과 충청권 집중도는 유달리 심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을 위한 후보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앙부처 공무원 교육훈련기관'마저 수도권과 충청권에 대거 쏠려 있다는 자료가 나와 전북지역민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김도우 경남대 교수(경찰학부)는 22일 오후 서울대학교 3학생회관에서 열린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지방시대의 실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과 관련한 토론에 나섰다.

한국지역개발학회와 남원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도우 교수는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안내된 공무원 교육훈련기관 31개'의 권역별 입지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22일 오후 서울대학교 3학생회관에서 열린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최적 후보지로 남원시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남원시

이에 따르면 공무원교육기관은 총 31개로 권역별로는 충청권이 14개를 차지해 전체의 45.1%를 점유해 가장 높았다. 대전 2개와 세종 2개, 충북 3개 등을 기록했으며 충남은 7개에 육박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많은 7개를 보유한 충남의 경우 1980년에는 경찰대학 교무과(아산)가 들어섰고 2년 뒤인 1982년에는 경찰인재개발원(아산)이, 그리고 다시 2년 뒤인 1984년에는 경찰수사연수원(아산)이 각각 입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다 90년대에는 중앙소방학교(공주)가 1995년에 설립된 데 이어 우정공무원교육원(천안)이 1999년에 자리를 잡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천안)이 2014년에 설립된 데 이어 관세국경관리연수원(천안)이 2021년에 똬리를 틀었다.

충청권 다음으로 공무원교육기관이 많은 곳은 수도권으로 9개(2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5개와 경기 3개, 인천 1개 등이었다.

반면에 호남권은 전북 1개에 전남 2개 등 3개(9.7%)가 전부였고, 경상권도 대구·경북 2개에 부산·경남 1개 등 호남과 같은 수준에 만족했다. 제주도는 2개의 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의 중앙부처 공무원교육기관은 어떠한까? '에계계~'라는 한탄 소리가 절로 나올 만이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완주)이 2013년에 입주한 것이 전부인 까닭이다.

김도우 경남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현재 설치된 공무원교육훈련기관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는 지역균형발전을 지향하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중앙부처 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이 수도권과 충청권에 75% 가까이 편중돼 있는 것과 달리 전국의 경찰행정과가 있는 대학은 고르게 분포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재영 우석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이날 토론회에서 "전국에 경찰행정학과가 있는 대학교는 대략 98개교 정도"라며 "이 중에서 수도권에 17개교, 충청권에 23개교, 경상권에 33개교, 전라권에 19개교, 강원·제주권에 6개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과를 두고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는 대학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각각 17.3%와 23.5%가 있는 반면에 경상권과 호남권에도 33.6%와 19.4%가 운집해 있는 셈이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합친 경찰학과 비율(40.8%)과 영남권과 호남권을 더한 비율(53.0%)만 놓고 보면 영·호남의 경찰인력 양성 비율이 훨씬 더 높은 셈이다.

송재영 교수는 "호남권에서도 청소년들이 경찰업무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경찰관이 되려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자료"라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시 설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남원시

송 교수는 "청년의 기회균등에 대해 논의하고 지방의 균형발전을 논하면서 제2중앙경찰학교마저 충청권으로 간다면 호남권에 있는 19개교의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의 사기는 물론이고 지방의 균형발전에도 많은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관련 시설이 집중돼 있는 곳에 대규모 기관을 설립해야 할 것인가? 그렇지 않고 '전국 어디에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기존 기관이 없는 곳에 설립해 균형발전을 꾀해야 할 것인가?

김도우 경남대 교수는 "제2중앙경찰학교의 설립은 미래 치안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필수적인 사안으로 단순한 교육훈련기관의 역할뿐 아니라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며 "지방소멸의 위기가 닥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균형발전을 기본으로 한 입지 선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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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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