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의 역사기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 여성사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도의회는 6일 오후 의원총회실에서 '전북의 지역 여성사(史) 연구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전북특별자치도 여성사 연구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한 도민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타지자체의 여성사 연구 현황을 파악하고자 전북자치도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전북자치도의회 지역 여성사 발굴 및 재조명 연구회(대표위원 박용근)’가 마련했다.
진명숙 전북대학교 교수가 ‘구술생애사를 중심으로 전북 여성사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첫 번째 주제발표를 했으며, 함한희 (사)무형문화유산원 원장이 ‘전북여성사 쓰기를 위한 기존 사례 검토와 제안’을 중심으로 두 번째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박정민 전북대학교 교수, 백미록 전북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이미선 전북자치도 여성정책팀장, 허명숙 전 전북일보 편집위원이 지정토론을 했다.
첫 번째 발제자 진명숙 교수는 “가부장적 억압과 피해, 그 안에서의 저항과 운동을 기록하려는 여성주의 역사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지워진 존재였던 여성, 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은 남성 중심의 역사쓰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평등한 지역만들기’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 함한희 원장은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 이루어지는 여성 중심의 역사가 쓰여져야 하며 사건 중심의 정치사나 사회사에서 벗어나서 보통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의미의 체계나 관념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는 문화사로서 여성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정민 교수는 “일단은 최대한 많은 생존자분들의 구술 등을 확보하고, 이분들의 삶의 궤적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시적인 내용들도 복원해야만 전체적인 전북여성사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기 때문에 전근대 여성사까지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미록 연구위원은 “전북 여성사의 성과물은 후속세대와 공유하는 전북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며 “지역 여성사 연구의 중요성, 규범성, 시급성에 부합하는 주제와 인물, 사업 내용을 구성해 전북자치도의 현재-미래의 성불평등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선 여성정책팀장은 “지역여성사 연구는 민선 이후 지역정체성을 찾기 위한 작업과 결합하여 활발히 시도되고 있는 연구의 한 영역”이라면서 “전북자치도 또한 이런 시대적 흐름에 적극 동참해 지속적으로 여성사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명숙 전 편집위원은 “현재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여성사 연구 작업을 꿰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여성사 연구는 장기적인 사업으로 계속되어야 하고, 여성유적지 발굴, 축제나 문화상품 개발 등 지역의 여성문화유산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용근 대표위원은 “지역 여성사를 보존·진흥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가려진 여성사의 실체를 밝히고 온전한 양성평등의 사회적 가치 구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나가자”면서 “오늘 세미나에서 주신 전문가와 도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 여성사 연구 활성화를 위해 저와 도의회에서도 아낌없는 노력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자치도의회 지역여성사 발굴 및 재조명 연구회는 박용근, 임종명, 박정규, 김희수, 이명연, 장연국, 정종복, 국주영은, 오은미, 진형석, 윤수봉, 윤영숙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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