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지역 시민단체가 'K-사찰 음식관광 명소화 사업, 원안대로 약수중학교에 설치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첨하려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6일 장성 북하면이장단협의회·북하면주민자치위원회·북하면체육회 등 여러 단체에 따르면 최근 장성군의 'K-사찰 음식관광 명소화 사업'의 부지 확정이 자꾸 지연되자 이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주요 거리에 내걸 계획이었다.
이들이 제작한 현수막은 12개로 '북하면민 무시하는 장성군은 각성하라', '오락가락 장성군정 행정, 주민들을 무시하지 마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작 비용은 총 60만원이 들었으며 장성이 아닌 광주지역의 한 인쇄업체에 의뢰했다. 시민단체는 "지역업체에 맡겼다가 소문이 날까봐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한다.
관의 눈치를 보고 나름대로 '기습 작전'을 펼치려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을 전해 들은 장성군 고위 공무원이 "약수중학교 터가 사업 부지로 탈락한 상황도 아닌데 시기상조 아니냐"는 취지로 설득에 나서면서 현수막 게첨 계획은 철회됐다.
현수막을 게첩할 계획을 세울 정도로 지역 민심이 뿔난 이유는 사찰음식 체험장 조성 예정 부지가 여러 번 뒤바뀌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사업 부지는 폐교된 공립 약수중학교 터→ 백양사 소유 부지 → 약수중학교→ 백양사와 약수중학교 후보지 검토 등으로 변경되며 건설 공사의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민들은 지적한다.
북하면 주민자치위원회 한 관계자는 "약수중학교로 한다고 했다가 백양사로 한다고 했다가 일관성 없는 행정에 분노를 느낀다"며 "면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내부 불만이 치솟고 있음에도 장성군의 의견을 일단 수용해 플래카드를 걸진 않았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장성군청 차원에서 플래카드를 걸지 마라고 대응한 것은 절대 아니다"며 "(지역 시민단체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공무원이 갈등 관계를 노출시키는 것보다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현수막을 거는 것을 좀 미루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요청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또한 "아직 사업 부지도 확정이 안 됐는데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게 될까봐 우려했던 것이지 주민의 목소리를 묵살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K-사찰 음식관광 명소화 사업은 당초 폐교된 약수중학교(1만5874㎡)에 한식문화체험관, 사찰정원, 텃밭을 꾸며 한국 대표 사찰 음식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장성군이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사업을 따내면서 추진하게 됐으며 총예산은 국비·도비·군비를 합해 213억원이다.
다만 부지 선정 과정에서 백양사 측과 북하면민 간의 이견 차이가 나타나면서 확정을 짓지 못하고 상황으로 올해 안으로 실시설계를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