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여야는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며 북한을 규탄했다. 다만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미·일 편중 외교가 북·러 밀착을 불러왔다며 '신중한 상관관리와 긴장고조 완화'를 주문한 반면, 여당은 "압도적 힘"을 바탕으로 사실상 북·러를 겨냥한 국제적 포위망 구축을 주장했다. 세계 2위 군사대국 러시아에 대해 "초라한 군사력"이라고 깎아내린 표현도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은 20일 한지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이 단순 무기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대규모 병력을 전선에 보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이는 국제법과 안보 질서에 반하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이 대규모 파병을 통해 얻을 대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며 "이번 파병은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으로서는 대단히 치명적이고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 발버둥치는 북한을 러시아가 공공연히 돕고, 인공위성과 로켓 기술 등을 전수하며 북한 무기 개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또한 러시아의 뒷배에 힘입은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해 더욱 과감한 군사 행동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그 해법에 대해 "정부는 모든 시나리오를 다 열어두고, 그 어느 때보다 더 면밀하게 북·러의 군사 동향을 추적해야 한다. 압도적 힘을 바탕으로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완벽한 대비 태세를 갖추길 당부한다. 그리고 국제공조에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 위원들도 이날 합동 성명을 내고, 북한에 대해 "돈벌이에 눈이 멀어 반문명적 침략전쟁에 자국 군인들을 팔아먹는 '피의 행상'", "침략전쟁에 자국 군인을 팔아먹는 야만"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외통·국방위원들은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술 이전 또는 강력한 무기 지원을 기대했다면 이는 치명적인 오판"이라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국제사회 평화와 안보를 저해하는 범죄행위 가담을 즉시 중단하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여당 외통·국방위원들은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이들은 "과거의 소련, 지금의 러시아는 지난 1950년에도 북한을 추동해 남침전쟁을 유발했으며 74년이 지난 지금에도 북한을 추동해 그들과 '더러운 거래'에 매달리고 있다"며 한국전쟁 당시의 북소 군사협력을 지적한 데 이어 "러시아의 초라한 군사력도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러시아는 그 동안 부족한 포탄을 북한으로부터 조달해 왔다"며 "세계적 최빈국인 북한에까지 손을 벌리는 러시아의 처지는, 전쟁무기 제공을 통해서라도 돈을 벌어보겠다는 북한의 궁핍한 현실과 서로 통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애서 6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가 부족한 병력과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조달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직면한 현실이 그만큼 초라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했다.
이들 의원들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확장억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견고히 함과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IP4 파트너국과 함께 힘을 모아 북러의 군사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철통같이 지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상황 신중하게 관리, 불필요한 긴장 고조 막아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 회의를 열고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참전 행위를 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특위는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상황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안보점검위는 문재인 정부 국정원장,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장과 대북특사를 지낸 박지원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지도부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 중단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촉구'를 위한 결의안 발의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박선원 의원도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위험천만한 참전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며 "북한은 러시아 주둔 병력을 즉각 철수시키고 추가 이송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가치편중 외교로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단절시켜 북러 밀착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은 즉시 실용·국익외교로 전환돼야 한다"며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신중한 상황관리(를 해야 하고), 불필요한 긴장고조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현지에서 벌써 훈련 중인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봤을 때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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