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놓고 충남도지사와 전북 정치권이 정면 충돌하는 등 파장 확산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14일 "기관(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도지사의 본분"이라고 주장하자 한병도 전북의원(익산시을)이 입장문을 내고 "'부정' 청탁 말고 '공정' 경쟁하자"고 받아치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학교를 동서화합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남원에 설립해야 한다는 성명 발표는 심히 불쾌하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남원과 영호남이) 선을 넘었다. 전북의 유치 희망은 이해하지만 동서화합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남원에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는) 심히 불쾌하고 유감"이라며 "경찰학교 문제는 경찰 행정 집적화와 대상자 편의를 고려해야지 동서화합 등 정치적인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고 비판했다고 충남지역 일간지가 전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동서화합과 남원 유치가 무슨 관계인가. 대한민국이 동서화합만 있나.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이 있고 충청권이 있다"며 "이 문제는 지역균형발전과 정치논리로 접근할게 아니라 경찰행정 집적화와 교육대상자 편의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어디가 최적지인지 논의하고 심의를 통해 후보지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 논리나 이상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정치 논리라면 충남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또 "우리 지역에 어떤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누군가를 찾아가고 협의하는 부분은 도지사로서 마땅한 본분이지 이게 공정하지 못하고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금 (한병도 의원도) 전북을 위해 말하고 영호남 시·도지사가 동참한 것 공감하지 않나. 공모에 선정될 수 있도록 (도지사로서) 노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지역 일간지가 보도했다.
김 지사의 기자회견이 발표되자 한병도 전북 의원(익산을)이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위한 각 지자체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일각에서 반칙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해치려는 시도가 있어 우려가 크다"고 반발했다.
한병도 의원은 입장문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 8월 23일 '누구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어제 최고 결정권자에게 전화해서 전국에 뿌리지 말고 시설을 집적화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며 "1차 후보지 선정 발표도 나기 전에 밝히지도 못할 최고 결정권자에게 전화해서 충남 유치를 청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병도 의원은 "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선정 최종 결정권자는 경찰청장이다. 그런데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청장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전화받은 사실이 없다고 한다"며 "김 지사님, 누구에게 전화하셨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인가요, 혹은 정진석 비서실장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거짓말하셨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한병도 의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과 절차로 겨루는 것을 '경쟁'이라 하고 이를 거부하고 결정권자에게 전화해 외압을 요청하는 것을 '반칙' 혹은 '부정 청탁'이라 한다"며 "부정 청탁을 시도하고도 '도지사로서 마땅한 본분'이라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한병도 의원은 "윤석열 정권을 좀먹는 게 바로 이런 행위들"이라며 "부정한 일을 하고도 제 잘못을 모르고 '뭐가 잘못이냐'라고 큰소리치는 것, 말로만 '공정과 상식' 그만하고 경쟁합하자"고 말했다.
최고 결정권자에게 전화를 하는 등 기관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도지사의 마땅한 직분이라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부정 청탁을 시도하고도 도지사 본분이라며 할 말을 잃게 한다는 한병도 의원의 정면충돌이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둘러싼 공방과 함께 향후 적잖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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