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 상황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 가장 빠른 방법은 여야의정 협의체라고 생각한다"며 야·의·정 모두에게 "유연한 입장"을 촉구했다.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의 완강함을 애둘러 비판한 것으로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포용하고, 좀 더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는 호소와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2025년 의대정원 재논의', '보건복지부 장차관 문책' 등 의료계 요구를 여야의정 협의체 테이블에 올릴 것인지 여부를 두고 정부·대통령실과 이견을 보여왔다. 당정 간의 이견에 야당 일각에선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 출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지난 25일 당정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지만, 당일 만찬에선 현안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한 대표 측에선 "알맹이가 없었다"는 불만이 분출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정부와 각을 세우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한 대표는 의총 인사말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당당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무조건 민주당에 반대하기만 한다' 또는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또 그는 "국민이 보시기에 우리 정부와 여당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바로잡고 더 잘하겠단 약속을 드리고 실천하자"며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위한 선민후사 정치를 하자"고 의원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민심', '국민눈높이' 등 당정 간 이견상황에서 본인이 내세운 키워드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한 대표는 최고위 회의석상에선 전동킥보드 규제 관련 법안에 대해 언급하며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라고 말해, 역시 의정갈등 사안에 있어서 본인이 강조해온 '국민의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다시 꺼내기도 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회의석상에서 10.16 재보궐선거와 관련, 지역화폐 및 영광행복지원금 등 '공약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야당을 겨냥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지역에서 하는 선거는 선거라 보기가 어렵다. 그건 경매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최근 민주당과 조국당은 전라남도 영광군수·곡성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 100만 원가량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군민들에게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자, 조국당 소속 장현 영광군수 후보는 연간 120만 원가량의 '영광행복지원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 대표는 이 같은 경쟁을 두고 "'받고 5만 원 더', 이런 식으로 계속 얼마를 주겠다는 식의 경매를 부르는 것"이라며 "아주 오래전에 진짜 몇 백년 전에는 이런 류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들이 있었다. 근데 이걸 2024년에 대한민국에서, 공당에서 공공연히 하는가. 대한민국을 어디까지 후퇴시킬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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