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하면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의 결집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TV토론 이후 우세를 보이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발표된 미국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 CBS 기자인 샤릴 아킨슨이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 <풀메져>에 출연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하면 다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성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수행이 최대 두 번만 가능하다는 미국 헌법에 따라 이번에 당선되더라도 4년 단임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
이번에 낙선하더라도 다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지지층들에게 마지막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지만, 4년 뒤에 다시 출마하기에는 연령이 너무 높다는 실질적인 문제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출마를 포기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ABC 방송이 보도했다. 1946년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 선거인 2028년 11월에는 82세가 된다.
그는 방송에서 자신을 지지하며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또는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당선될 경우 내각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나는 누구와도 거래하지 않았다"며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케네디의 러닝메이트였던 니콜 샤나한이 케네디가 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 데 대해 "그건 적절하지 않다.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TV토론에서 판정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방송 NBC가 지난 13~17일 등록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오차범위 ±3.1%) 해리스 부통령은 49%의 지지를 얻어 44%지지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5% 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하기 전인 7월 트럼프 대통령이 45%의 지지를 받으며 바이든 대통령을 2% 포인트 차로 앞선 것과는 다른 결과다.
방송은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요한 요인은 18~34세의 표심 변화로, 7월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57%의 지지를 받아 34%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3% 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 유권자 역시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은 57%의 지지를 얻었으나,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78%로 상승했다. 여성 유권자들의 경우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11% 포인트 앞선 데 비해 해리스 부통령은 그 격차를 21%로 벌렸다.
다만 라틴계 유권자들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7월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4%, 트럼프 전 대통령은 38%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4%, 트럼프 전 대통령은 35%로 별다른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중도층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39%,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의 지지를 얻어 9% 포인트 차이를 보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3%, 트럼프 전 대통령이 35%의 지지를 받아 그 차이가 이전 조사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미국 방송 CBS가 18~20일 등록유권자 3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1%)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52%의 지지를 받아 48%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7곳의 주요 경합주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 위스콘신주에서 2%, 네바다주에서 3%,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1% 포인트를 앞서는 등 5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1% 포인트 앞섰고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양 후보가 49%로 동률을 기록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