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당론법안인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 "전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기를 들자,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전 국민 지원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재차 강조하며 여론 환기에 나섰다. 민주당 내에선 "민주당 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김 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왔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전 국민 25만 원 지원 정책과 관련 "지금 상황에서 (국민에게) 지원금이나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방법에 있어서 전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나눠주면 13조 원이 든다고 한다. 13조 원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13조 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포기한 결과"라며 "보다 어려운 계층에 두텁고 촘촘하게 주는 식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당론에 배치되는 주장을 한 김 지사에 민주당 내에선 "유감", "부적절한 발언", "철회해야 한다"는 등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서 김 지사를 향해 "참 유감"이라며 "경기도와 예산정책협의회(5일)에서 대화를 나눈 게 엊그제인데 이런 식으로 자기 당 정책에 대해 바람을 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당시 기재부 관료를 맡았던 김 지사를 두고 "여야를 떠나 기획재정부 출신 정치인의 생각은 아주 비슷하다", "기재부 공무원들을 '모피아'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기는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당 채현일 의원도 전날 본인 페이스북에서 "보편적 복지는 그동안 민주당이 견지해 온 가치"라며 "침체된 골목상권,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가장 앞장서야 할 민주당 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지사에게 "(발언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김 지사의 발언을 계기로 정부·여당이 뭉쳐 민주당 측에 정책적인 공세를 높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정혜림 상근부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1호 당론인 '이재명표 13조 현금살포법'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며 "이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정책의 비현실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대변인은 특히 김 지사가 "중산층 이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집중적인 지원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현재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격차 해소' 정책과 '약자 복지'의 효과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그간 무분별한 현금 살포가 국가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넘기는 것이라고 누차 지적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원하는 정책이 아닌, 국민을 위하는 정책에 집중하라"며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현금성 포퓰리즘을 배격하면서, 우선순위에 기초한 합리적인 민생정책으로 우리 사회의 격차를 해소해나가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또한 이날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한 반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해당 정책에 대한 질문을 듣고 "과거에 600조 원 내외였던 부채가 거의 1000조 원 가까이 될 뿐만 아니라,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지난 정부에서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어서 과거와 같은 정부 지출의 확장 추세를 이어나가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성 실장은 "정부 지출을 그냥 확대하는데, 인위적 부양에 사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어려운 계층에 대한 지원은 좀 더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선별 지원' 입장과 발을 맞췄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기준 중위소득이라고 일종의 복지 정책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기준을 윤석열 정부 들어서 3년 동안 지난 정부에서 5년간 인상한 액수의 거의 2배 이상 높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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