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신체에 요구르트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여성을 젖소로 묘사해 여성혐오 비판을 받아온 '서울우유'가 홍보 캠페인 안내사항에 손동작을 주의하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6일 서울우유는 광고 플랫폼 'REVU'에 올린 '더 진한 그릭요거트 소프트' 제품 이벤트 주의사항에 적었던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 사용 주의 부탁드립니다" 문장을 삭제했다. 서울우유가 삭제한 이 문구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품 홍보에 참여할 인플루언서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과장광고 금지, △타사 브랜드 언급 금지 등과 함께 기재돼 있었다.
X(옛 트위터) 이용자들은 서울우유가 인플루언서 모집을 시작한 3일 해당 문구를 발견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이 '집게손'을 말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통상 요플레 뚜껑을 열기 위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모으면 '집게손' 모양이 되는데, 집게손이 "남성 성기를 비하하는 손동작"이라며 문제 삼는 일부 남성중심(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주장이 꾸준히 있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많은 기업들은 일부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편의점 GS25는 2021년 홍보 포스터의 손 모양이 집게손이라는 비판을 받자 사과하고 포스터를 변경했으며, 넥슨을 비롯한 많은 게임사들은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주장에 게임과 홍보 영상, 일러스트에 그려진 집게손을 지우느라 곤혹을 치렀다.
서울우유는 수차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여성혐오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고 남성이 몰래 여성을 쳐다보는 광고를 게시했으며, 2003년에는 여성 누드모델들에게 몸에 요구르트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시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마케팅 직원이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이처럼 여성혐오로 비판을 받아오던 기업이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을 의식해 손가락 모양까지 통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X에서는 "요거트 뚜껑 열면서 손가락 모양까지 의식해야 하나", "왜 말도 안 되는 혐오 논리까지 받아들여야 하나" 등 서울우유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또한 일부 이용자들은 '서울우유를 불매해야 한다', '서울우유를 대체할 좋은 기업들이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우유는 여성혐오를 의도해 해당 문구를 적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에 "인플루언서들이 사진을 올릴 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게 조심해달라고 가이드라인을 얘기했던 것"이라며 "남성혐오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동작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려던 것이지 여성혐오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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