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하는 이른바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국민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찬성한다는 여론은 49.5%로 절반에 살짝 못 미친 반면, 반대하다는 여론 42.6%보다 우세했다.
서울시는 여론조사 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6.25 참전 22개국 청년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공간(가칭 '감사의 공간')을 조성하는 데 대해 응답자의 49.5%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나 42.6%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잘모름·무응답은 7.9%였다.
연령별로 보면 동의한다는 응답은 70대 이상(63.2%), 60대(52.0%), 18세∼20대(51.5%), 30대(51.3%) 순으로 조사됐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0대(57.9%)와 50대(48.6%)에서 높았다. 성별에 따른 동의율은 여성 50.2%, 남성 48.7%였다.
지역별로 보면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에서는 동의한다는 응답이 53.3%로 절반을 넘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마포·서대문·은평구 등 서북권으로 46.7%였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동구 등 동남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5.2%로, 동의한다는 응답 43.4%보다 많았다.
6.25 참전 22개국 청년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한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79.2%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14.8%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잘 모름·무응답은 6.0%였다.
국가상징공간이 대한민국에 대한 호감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가상징공간을 세종로 일대에 조성할 경우 22개 참전국을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호감도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4%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응답 비율은 42.1%였다. 잘 모름·무응답은 7.5%로 나타났다.
좋아진다고 답한 비율은 70대 이상(68.8%)과 60대(58.0%)에서 높았으며,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40대(58.5%), 30대(50.2%)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RDD 전화 면접 조사(50%)와 무선 RDD ARS 전화 조사(50%)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서울시가 지난달 20일 밝힌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자체 의견 수렴 결과는 찬성 59%, 반대 40%, 기타 1%였다. 지난 7월 19일 광화문 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뒤 한 달 동안 접수된 시민 제안은 522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308건이 찬성, 210건이 반대, 4건(1%)이 기타로 분류됐다. 시는 당초 6.25를 맞아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으나, 과도한 국가주의 논란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