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및 그 유족 단체인 광복회로부터 '뉴라이트'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이번에는 '1945년 광복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거부해 눈길을 끌었다.
김 관장은 26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1945년에 광복이 됐다는 것을 인정하는지 독립기념관장 자격으로 얘기해보라"고 질의하자 "관장 자격으로 얘기하라면 멘트할 내용이 없다.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 의원의 질문은 김 관장이 지난해 12월 보수단체 행사에서 "1945년 8월15일 광복됐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역사를 정확히 모르고 하는 것", "1948년에 정부를 세운 것"이라고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해 기관장이 된 현재의 입장을 묻는 취지였다.
김 관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48년 제헌국회 당시 '대한민국 30년'이라는 표현을 썼던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관장으로서 판단하라고 하면, 관장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독립기념관장이 역사적 사실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는 건 관장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김 관장은 이에 대해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김 관장은 다만 같은 행사에서 자신이 "일본에 국민·영토·주권을 다 뺏겼는데 임시정부 계승은 상식있는 사람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라고 했다는 유 의원의 또다른 추궁에는 '당시 발언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현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것을 인정하는지에 대해선 "인정한다", "존중한다"고 답변했다.
광복회는 김 관장이 신임 관장 후보자로 지명된 시기부터 '뉴라이트·친일' 논란을 제기하며 임명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김 관장은 '뉴라이트가 아니다',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한 바 없다'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김 관장의 답변에 실소를 지은 유 의원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장관, 독립기념관장과 같이 일할 수 있겠나"라고 묻기도 했다. 강 장관은 앞서 김 관장에게 건네진 똑같은 질문에 대해 "1945년 광복을 인정한다",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했음을 인정한다"고 '모범 답안'으로 답했었다.
강 장관은 유 의원의 질문에 즉답을 하지는 않고 다만 "(역사) 기록 그대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국민은 헌법을 따라야 하고, 공직자는 당연히 더 헌법을 계승하고 수호할 책임이 있다"고만 했다.
강 장관은 김 관장의 시각이 일제 국권침탈을 무효로 보는 정부 기본입장에 배치되지 않느냐는 취지의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는 "그런 것이 있다면 감사실 등에서 파악하고 그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김 관장 해임을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관장 본인이 (논란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았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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