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9일 을지국무회의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당대표가 직접 나섰다.
이 대표는20일 SNS에 "국민 여러분 힘을 내자. 국민이 곧 국가"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특별히 비판 대상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이 전날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친일 정권에 맞서 독립정신을 말하면 반국가세력이냐. 국민을 분열시키고 나라의 정체성을 위태롭게 한 건 오히려 윤석열 정부"라며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자초한 친일 논란을 철 지난 색깔론으로 덮어보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전쟁'과 '반국가세력' 운운하며 국민을 협박하고 공포 분위기 조성하지 말라"며 "국가보훈부가 광복회에 대해 내부감사를 검토 중이라는데, 식민사관을 주장하는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해 놓고 반발하는 광복회를 압박하려고 하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감사받아야 할 것은 대통령의 인사관"이라며 "스스로 친일 논란을 일으켜 국론 분열을 야기해 놓고 '반국가세력' 타령을 늘어놓는 대통령을, 국민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사과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확고한 역사관을 밝히라. 색깔론 공세로 지지층 결집할 생각 말고, 대통령의 본분인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정부가 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을 '반정부 세력'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반정부 세력이 반국가세력'이라는 인식은 전체주의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우 전 의원은 "민주적 사고는 '나에 대항하는 야권이 있을 수 있다. 그것도 다 국가의 일부다' 이렇게 생각해야 되는데 '내가 곧 국가니 나에게 반대하는 자는 곧 반국가 세력이다'라는 규정을 머릿속에 갖고 있는 것"이라며 "거기를 말살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전체주의적 사고로서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개 정권 말기에 저런 식의 표현들을 하다가 많이 몰락한다. 저는 그 판단방식이 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우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암약' 발언을 두고도 "제가 학생운동 할 때 전두환 대통령에게 제일 많이 들은 얘기"라며 "옆에서 누가 그걸 써줬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을 운영할 때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사를 제대로 듣지 않는 원인이 바로 저기에 있다. 그걸 반국가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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