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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이란, 이번 주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보복 지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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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이란, 이번 주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보복 지연 까닭은?

미·영·프 등 공동성명 이란에 자제 촉구 및 이스라엘 방어 의지 천명…전문가 "이란, 전면전 피하고 서방과 협상 여지 두려 고심 중일 수도"

미국 백악관이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이 이번 주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며 전운이 고조됐다. 대규모 보복이 2주 가까이 미뤄지며 전면전 및 서방과의 대화 단절을 피할 보다 신중한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이 "며칠 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 쪽은 이란 혹은 그 대리 세력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아마도 며칠 내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우리도 이러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보복 공격 시점이 "이번 주가 될 수 있다"며 공격이 닥친다면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 뒤 귀빈 숙소에 묵던 하니예 암살은 이란에 모욕을 안겼고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해 보복을 천명했다. 이스라엘은 관련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니예 암살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도 살해돼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 등 다른 역내 무장 세력의 보복 공격 위협으로 중동 긴장이 크게 고조된 상태다.

커비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이란 공격 규모 예측에 대한 구체적 확인은 피하면서도 "상당한 공격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지난 며칠 간 이 지역에서 우리 군사 태세와 역량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12일 갈등을 억제하고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USS 조지아를 중동 지역으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공격에 대비해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지난 며칠 간 이란과 헤즈볼라에 중점을 두고 우리의 적 및 중동 상황을 감시해 왔다"며 "우리는 공격과 방어에서 최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간인에 대한 지침엔 변화가 없어 대피 등이 권고되진 않았다.

서방은 이란에 자제를 촉구하며 공격 발생 땐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지도자들은 중동 상황에 관해 논의 뒤 공동성명을 내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공격 위협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이란 침공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단체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2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에 이스라엘 공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전쟁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은 차분하고 신중한 고려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같은 날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통화해 추가 확전을 피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IRNA> 통신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숄츠 총리와의 통화에서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침략자(이스라엘)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세계인들은 유럽 국가들이, 특히 독일이 (이스라엘) 정권을 지지하는 대신 가자지구에서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학살을 종식시키는 데 유효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긴장이 커지며 미 매체 <악시오스> 기자 버락 라비드는 소셜미디어(SNS)에 소식통을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 중동으로 향해 카타르, 이집트,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은 현재 상황을 풀 주요 열쇠로 여겨지지만 15일 휴전 협상을 앞두고 이란 보복 공격이 벌어질 경우 협상 타결 전망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커비 보좌관은 12일 브리핑에서 협상 일정은 변함이 없는 상태지만 "이번 주에 (이란 보복 공격 등) 무언가 발생한다면 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교적 실용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하니예가 피살되고 지난주 강경파 야히아 신와르가 뒤를 이어 하마스 정치국장 자리에 오르며 이미 협상 타결에 대한 희망은 약화된 상황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신와르가 정치국장으로 발표된 즉시 "제거"를 천명하기도 했다.

다만 미 CNN 방송은 이 사안에 정통한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신와르가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고 이집트와 카타르 중재자들이 이스라엘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협상을 할 마음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방송은 네타냐후 정부 내 극우 장관들의 격렬한 반대를 고려할 때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을 타결할 의지가 있는지 이스라엘 보안기관들이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예상보다 미뤄지고 있는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인 사남 바킬이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서방과의 협상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대응을 신중하게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개혁파로 여겨지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자국 영토 내에서 벌어진 귀빈 암살에 대응하면서도 이란의 국제적 고립 심화를 막고 서방 제재 완화를 추구할 방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란 정부가 새로 꾸려지며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자지구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이 추락한 가운데 이란이 역내 국가들과 대화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 합리적 대화 주체로의 복귀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기반을 둔 정치 분석가 오리 골드버그는 지난주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의 모든 국가 및 지역 외부의 상당수 국가와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조율에 대한 증거가 많아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의 대응은 통제되고 억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스라엘은 지난 10달 동안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약화됐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외면을 받는 이란이 자신을 합리적 행위자로 보일 기회로 이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12일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 공습이 계속돼 20명 이상이 숨졌다. <로이터> 통신은 팔레스타인 의료진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날 적어도 18명이 숨졌고 북부 가자시티 외곽에서 5명, 최남단 라파에서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엔 가자시티의 피난민이 몰린 학교가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거의 1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2일까지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3만989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가자지구 인구의 거의 2%에 해당한다.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 마수드 페제시키안(오른쪽) 이란 대통령과 지난달 테헤란에서 피살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왼쪽)가 손을 잡고 있는 이미지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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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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