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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추행 의혹 천안시의원 사과는 없고 때 아닌 공작설…2차 가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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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추행 의혹 천안시의원 사과는 없고 때 아닌 공작설…2차 가해 우려

이영준 천안시공무원노조위원장 “투쟁 수위 높여갈 것”

충남 천안시공무원노조가 “천안시의회 강성기 의원이 여성 공무원을 1년 동안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7월15일, 16일, 22일, 8월1일자 대전세종충청면> 노조는 진심어린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강 의원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노조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통해 강 의원을 끌어내리려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2차 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천안시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 이영준 노조위원장을 만나 이른바 ‘공작설’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 편집자

▲이영준 천안시공무원노조위원장이 천안시의회 강성기 의원이 1년 동안 여성 공무원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뒤 때 아닌 ‘공작설’이 나돌자 반박하고 있다 ⓒ프레시안(장찬우 기자)

프레시안 : 강 의원과 사전 접촉 없이 기습적인(?)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래야 할 이유가 있었나.

이영준 : 2차 가해를 우려하는 피해자를 보호해야 했다. 다른 민원이었다면 당연히 본인과 사전에 만나 의견을 들었겠지만 성비위와 관련된 문제여서 그럴 수 없었다. 사전에 피해자와 함께 변호사·노무사를 만났다. 피해자가 1년 동안 기록한 일기장과 녹취록 등을 검토한 결과, 성희롱과 성추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시점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

프레시안 : 강 의원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 그 자리를 차지할 시의원이 노조가 함께 공모해 벌인 일이라는 이른바 ‘공작설’이 나돌고 있다.

이영준 : 강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내려놓으면 후임 상임위원장을 노조에서 뽑나. 의원들끼리 선출한다. 피해자 일기 등을 살펴보면 강 의원의 성희롱·성추행은 1년 동안 지속됐다. 1년 전부터 노조가 원하는 상임위원장을 앉히기 위해 작업을 했다는 얘기인가. 우리는 일관되게 강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의원직 사퇴는 불가하니, 사과하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겠다.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요구한 건 강 의원 측이었다. 누가 공작을 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프레시안 : 강 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영준 :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졌지만, 피해자는 먼저 의회 사무국장에게 피해 사실을 말했고, 이후 김행금 의장을 함께 만나 부서 이동을 요구했다. 가해자인 강 의원이 자신이 속한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심리적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의장은 부서 이동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고, ‘어디 가서 발설하지 말라’는 말로 덮으려 했다. 김 의장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피해자가 노조를 찾아오는 일은 없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연 지 보름이 지나도록 사과 한마디 없다. 더욱이 지난달 24일 상임위 회의를 주도하고, 26일 본회의장에도 출석했다. 강 의원이 공개적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면 1인 시위는 멈출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다면 투쟁 수위를 높여갈 것이다.

프레시안 : 최근 다른 천안시의원이 여러 사람 앞에서 공무원에게 욕설을 해 비난을 샀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보나.

이영준 : 천안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요즘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말 한마디 잘못해도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일부 시의원들의 경우 공무원을 파트너로 보지 않는 것을 넘어 하급 직원으로도 보지 않는 것 같다. 과거 양반과 천민이 있던 신분사회에 살고 있는건 아닌지 묻고 싶다.

프레시안 : 개선 방법은 없는 건가.

이영준 :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를 마치고 공무원 생각을 묻는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가 고초를 당한 적이 있다. 이때 시의원 반응은 ‘니들은 우리를 평가할 수 없다’였다. 학생도 교수를 평가하는 세상인데, 왜 시의원은 공무원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건가. 천안시공무원노조 2450명 중 1000여명에 까가운 조합원이 설문에 응했다는 건,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해마다 설문조사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언제든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천안시 공무원들이 노조를 믿고 조금 더 용기를 내주기 바란다.

대담 : 장찬우 대전세종충청본부 충남담당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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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우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장찬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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