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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결국 사퇴…한동훈, 여당 주도권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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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결국 사퇴…한동훈, 여당 주도권 '성큼'

최고위 구성 놓고 벌인 친윤-친한계 샅바싸움, 韓측 판정승으로

국민의힘 내 친윤(親윤석열)계와 친한(親한동훈)계 간의 신경전 양상으로 흐르던 정책위의장 인선 문제가, 결국 친한계의 판정승으로 끝나게 됐다. 당사자인 친윤계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결국 이틀 간의 압박 끝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다.

정 의장은 1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날 서범수 신임 사무총장의 '정무직 당직자 일괄사퇴' 요청을 만 하루 만에 수용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정 의장은 서 사무총장과 박정하 당대표비서실장 등 친한계의 압박에도 이틀간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아 왔다. 그는 결심 배경과 관련 "마음을 갑자기 바꾼 건 아니다"라며 "사임에 대한 당 대표 의견을 들은 게 어제 오후 2시이고, 그 직후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당 대표가 임면권 가진 당직자들은 사퇴하라'고 했는데 그 이후 고민을 많이 하고 원내대표와 상의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결국 우리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제가 사퇴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서 선출될 후임 정책위의장께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잘 이끄셔서 2년 후 지방선거, 3년 후 대선에서 꼭 승리해 정권 재창출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는 7.23 전당대회 후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친윤계와 친한계 증 어느 쪽이 최고위 과반을 차지할 것인가를 가를 분수령이었다. 총 9인인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가운데 친한계는 한동훈 대표와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및 아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지명직 최고위원 1인까지 4명, 친윤계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워원, 그리고 정 의장까지 5명인 상황이었다. 여기서 정 의장 대신 친한계 인사가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되면 친한계 대 친윤계 구성 비율이 4:5에서 5:4로 역전된다.

다만 지난달 30일 한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90분간 회동을 가졌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당직 개편 관련해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지만 대통령께서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히면서 정책위의장 교체를 윤 대통령이 양해한 모양새가 만들어졌고 이는 정 의장 교체설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거기(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하고, 최고위 석상에서도 "오늘은 발언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편치 않은 심기를 드러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지만 결국 이날을 넘기지 않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한계는 전날부터 "당 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를 해주셨으면 한다"(7.31 서 사무총장 당사 발표), "지난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당심이나 민심은 우리 당의 담대한 변화를 통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8.1 서 사무총장 최고위 발언),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데 공간을 만들어주는 부분을 숙고하며 말씀할 것으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8.1 박정하 비서실장 기자 질의응답) 등 연일 압박을 가했다.

한 대표 본인도 이날 출근길에나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접견 후에는 기자들에게 "인선은 당 대표의 권한"이라며 직접 압박에 나섰다.

한 대표는 특히 "우리 당 주요 당직자들은 대단히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가진 분들이고 특히 성일종 전 사무총장이나 정점식 정책위의장 같은 분들은 저를 포함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인품과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면서도 "다만 저는 우리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달라는 전당대회에서의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사실상 정 의장 교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의장의 사퇴 기자회견은 한 대표의 이같은 입장 표명이 있은 지 약 2시간여 후에 나왔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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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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