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마약 반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백해룡 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용산에서 심각하게 생각한다" 등의 외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서구을)의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신문에 대해 백해룡 전 영등포서 형사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이 이같이 밝혔다.
양 의원은 "영등포 경찰서장이 백 과장에게 세관 직원이 밀반입에 연루된 사실을 용산이 잘 알고 있다. 또 용산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모두 사실인가"라고 묻자 백 과장은 "네. 모두 사실이다"고 답했다.
이어 양부남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마약 수사 잘했다 칭찬했는데 갑자기 경찰서장이 예정된 브리핑을 연기하자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라고 묻자 백 과장은 "'제 신뢰가 깨는 일이다’라고 말했지만, 영등포서장이 '지시하는 거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예정된 10월 10일 브리핑을 앞두고 10월 5일 서울청 강력계장, 폭력계장, 백해룡 과장이 브리핑 내용에 대해 협의를 한 것과 관련하여 양 의원이 "브리핑 가지고 서울청 형사과장 호출 받고 가서 상의한 사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백 과장은 "직접 가서 협의하고 조율하는 건 처음이었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마약 수사 외압은 채상병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면서 "(사건의) 정점에 용산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수사 외압을 주장한 사람은 좌천 당했고, 수사 이첩 지시가 있고 10일간 수사가 중단됐다, 또한 이러한 외압을 행사했다고 지목된 사람은 불문됐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조지호 후보자는 경찰청 차장으로 서울경찰청장에 직간접적으로 지휘권이 있었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가만히 있었다면 묵인한 것이 되고 이걸 몰랐다면 업무 장악력이 떨어진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채해병 사건도 경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국민적 사달이 난 것인데, 이번 수사 외압 사건도 비슷하다"면서 "경찰이 가지고 있는 권한과 권리를 외압에 굴복하여 포기할 것인지, 그렇게 됐을 경우에 우리 국민들에게 얼마만큼 손실이 올 것인지는 후보자가 잘 알 것"이라면서 "지금 수사권이 검찰에서 경찰로 넘어와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 독립성에 대해서 잘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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