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군사 정보 수집과 첩부 업무를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다수 첩보요원의 신상 정보 등이 북한으로 넘어간 정황이 발견됐다.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블랙 요원 정보마저 넘어갔다.
군 당국은 조사에 나섰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보사는 최근 달여 전 다수 요원의 기밀 사항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유출 정보는 최대 수천 건에 달한다. 외교관 등 공개 신분으로 활동하는 화이트 요원 정보는 물론, 해외에서 한국 정부와 관련 없는 신분으로 위장하는 블랙 요원 정보도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군 방첩기관 국군방첩사령부는 신분이 노출된 요원 다수가 대북 첩보 업무에 종사하는 가운데, 유출 정보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확인했다.
이번 정보 유출로 인해 외국에 파견된 일부 요원은 급히 활동을 접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번 신분이 노출된 요원은 사실상 재파견이 불가능해 이번 사건으로 인한 정보망 손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번 노출 사건 관련자로 현역 군인 출신으로 정보사에서 군무원으로 근무하는 A씨를 수사 중이다.
당국은 A씨의 노트북으로부터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A씨는 자신의 노트북이 해킹돼 관련 정보가 넘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석연치 않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정보사 망은 외부와 분리돼 있어 온라인으로는 정보사 내부 컴퓨터 해킹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보사 내부 정보가 A씨 개인 노트북으로 빠져나간 후 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애초 개인 노트북에 있어서는 안 되는 보안자료가 A씨 노트북에 들어간 것부터 납득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현재 당국은 A씨 노트북에 기밀 정보가 저장된 이유와 과정을 집중 수사 중이다.
현재로서 군 당국은 A씨 주장대로 해킹됐을 가능성부터 특정 의도가 작용했을 가능성, 아울러 아직 알려지지 않은 내외부 제3의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까지 모든 상황을 열어 놓고 다각도로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A씨는 정보사에서 해외 공작 담당 부서 소속으로 알려졌다.
정보사에서는 지난 2018년에도 군사기밀 유출 사건이 확인된 바 있다. 정보사 공작팀장이 2013년부터 수년간 기밀을 외국에 넘기다 5년이 지나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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