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단축과 개헌을 주장하며, 자신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을 만나 설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이는) 이재명으로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임기를 1년 단축하고 개헌을 통해 2026년 6월에 지방선거와 대선을 동시에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며 "연말까지 임기 단축과 개헌 추진을 결단해야 한다"고 시한까지 제시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를 단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제가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을 만나 진솔하게 대화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 이재명으로는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개헌을 추진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과 이 후보는 둘 중 한 명이 죽거나 둘 다 죽어야 끝나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 대화와 상생은 없다. 윤 대통령은 이 후보가 사법처리되기만을 바라고,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이 탄핵되기를 가장 원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재명 후보는 한동훈 대표와도 대화할 수 없는 관계"라며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이재명-윤석열', '이재명-한동훈'의 극한대결·투쟁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 사이 민생은 추락하고, 민주는 후퇴하고, 평화는 어느 순간 전쟁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저 김두관은 윤 대통령이나 한 대표와 언제든지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김두관이 대표가 되면 대통령 임기 단축과 개헌, 조기 대선으로 극한 대결 정치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이날 법사위에 '한동훈 특검법'이 상정된 상황과 관련 "한동훈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자마자 법사위에서 '한동훈 특검법'을 제안(상정)한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대화와 상생·협력이 좀 복원되기 어렵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바로 특검법이 발의되는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국회의 운영 원리가 작동되기 쉽지 않다"며 "그렇게 되면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 텐데, 우리 국민들이 지금 바라는 것은 너무나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여야가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민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좀 힘을 합쳐서 어려운 국민들의 삶을 개선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당연히 국민의힘 당 대표실로 한 대표를 찾아뵙고 상견례도 하고 허심탄회하게 만날 생각"이라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여야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협치하자고 진정성을 갖고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김두관, 7% 득표율에 "성적 연연 안해"…정성호 "이재명 90%대 득표, 좋아보이지 않아"
한편 김 후보는 이날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지난 주말 4연전에서 자신의 초반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데 대한 심경도 솔직히 털어놨다. 민주당은 지난 20~21일 제주, 인천, 강원, 대구·경북 4곳에서 순회경선을 치렀고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91.7%, 김두관 7.19%, 김지수 1.11% 등이었다.
김 후보는 이같은 증간결과에 대해 "당 내에 다른 목소리가 없는 것은 당이 아니고, 당대표 후보에게 한 줄 세우기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누가 민주정당이라고 하겠느냐"며 "그런 차원에서 '단 1%의 다른 목소리가 있더라도 대변하겠다'는 각오로 나왔기 때문에, 물론 (지지율이) 10%, 20%, 25% 이렇게 나오면 좀 기분은 더 나아질지 모르지만 제가 그걸 바라고 출마한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은 개의치 않겠다. 그냥 무소의 뿔처럼 가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공지한 데 대해 "오늘 뭐 중도 사퇴하는 줄 알고 오신 것 아니냐"고 웃으며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네며 "큰 결심을 하면 계산하지 않는 법이다. 계산하지 않고 나왔다. 득표에 연연하면 스텝이 꼬여서 더 잘 안 된다"고 완주 결심을 밝혔다.
전당대회 상황과 관련해서는 김 후보 측뿐 아니라 여러 정파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제적으로 선언했던 '86 맏형' 우상호 전 의원이 지난 22일 "결코 바람직한 건 아니다"라고 한 데 이어(☞관련 기사 : 우상호 "득표율 90%, 이재명·민주당에 바람직하지 않아"), 이날은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비슷한 우려를 표했다.
정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 누적 득표율이 90%를 상회하는데 너무 일방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저도 썩 그렇게 보기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왜냐하면 그래도 어느 정도 경쟁이 돼야 되는데, 저도 김두관 후보가 나온다고 했을 때 '자칫 들러리만 서는 게 아니냐, 의미 있는 득표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정봉주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상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자 "정 후보에 대한 일반적인, 또 약간의 걱정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지 않느냐. 과거 발언이라든가, 여러 가지 사건에 연루된 점에 관련해서는 본인이 깊이 사과를 하고 또 성찰의 시간을 거쳤기 때문에 앞으로 하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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