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거리가 있는 후보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집중공세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원 전 장관은 27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배경을 두고 "큰일을 당장 벌여야만 자기들이 할 일이 생기고 뭔가 도박을 해보려는, 그리고 지금 국민 여론조사가 나오니까 이때에 이거를 활용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질지 모른다라는 조급함 때문에 옆 사람들이 부추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의 주변 측근들을 겨냥 "당 내에서 아무런 공감대가 없는데 한동훈 당시 위원장이 그냥 선택하고 밀고 나가서 공천된 분들"이라며 "그분들이 전부 그 캠프에 보좌관들을 파견해서 계파 정치를 하고 있지 않나. 간신이다 이렇게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앞서 자신을 둘러싼 '친한 대 반한' 구도와 관련 "친소관계가 계파의 기준이 되는 것은 참 후지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계파정치의 중심'이라는 취지로 꼬집은 것이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제3자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한 전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때 초동 수사를 특검이 하게 되면 헌법상의 수사기관들이 다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며 "그 입장에서 지금은 왜 달라진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를 예로 들며 "탄핵 여론이 높은데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그냥 다 반대하다가는 우리가 명분에 밀린다면서 분열해서 탄핵에 찬성했다가 지금 이 결과가 온 것"이라며 "경험이 없는 그런 발상 때문에 경험을 좀 더 쌓아야 되겠구나,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장관은 또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하면서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정말 사전에 제대로 토론 한 번 안 하고 자기 뜻대로 하려고 했다"며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자신과 면담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전 위원장의 면담요청은 거절한 데 대해서도 "홍 시장을 배신하고 간 사람들을 시켜 전화로 틱틱 거려리면서 무슨 검찰에서 소환하듯이 (했다)"며 "총선 때는 급하니까 무조건 다 도와주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한 전 위원장 측을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를 이어나갔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과 관련 "많은 당원들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들은 인기와는 좀 다르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그래서 (한동훈 대세론은) 지금 약간 퀘스천마크가 많이 붙는 용어"라고 평했다.
나 의원은 제3자 특검법에 대해서도 "(한 전 위원장이) 다시 특검에 불을 붙여버렸다. 그래서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고 정치 경험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지 않나"라며 "여론이 높으면 한동훈 특검도 받으시겠냐"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이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간의 '러닝메이트' 방식에 대해선 "러닝메이트 한다는 건 한마디로 (대표와 최고위원의) 수직적 관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과거의 퇴행적 사투리고, 정말 전당대회의 나쁜 모습"이라고 했다.
러닝메이트 방식이 당헌·당규 제34조 위반이라 주장하고 있는 윤 의원도 이날 "(러닝메이트는) 의원들이 무분별하게 줄서기를 하고 선거가 과열되고 혼탁해지는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을 거듭 겨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캠프에 현역 의원이 보좌진을 파견한 것이 당헌·당규위반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당 선관위가 관련 논의에 착수한다고 한다"며 "오랜 역사이자 관례라며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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