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잠시 떠들었단 이유로 훈련병에게 규정을 넘어선 군기훈련(얼차려)을 시켜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27일 직권남용 가혹행위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훈련병 1명을 사망케 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에서 박모 훈련병을 비롯한 훈련병 6명에 완전 군장을 시킨 뒤 구보와 팔굽혀펴기 등 군기훈련을 명령했다. 군기훈련이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시행해야 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박 훈련병은 이같은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졌고,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육군규정을 위반해 군기훈련을 실시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강릉아산병원 사망진단서 등 의무기록에 따르면, 박 훈련병의 사망 당시 병원 기록에 적힌 직접 사인은 '패혈성 쇼크',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다. 직접 사인의 원인은 '열사병'으로 기록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살인, 상해치사 혐의가 아닌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고, 검찰도 법원에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춘천지방법원은 21일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 결정을 내렸다.
한편, 군 당국은 이날 김선호 국방부차관 주관으로 '신병교육대 사고 관련 재발방지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훈련병 군기훈련에서 체력단련 종목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기간병의 경우 개인의 신체 상태, 체력 수준을 고려해 체력단련, 정신수양을 적용한다.
이와 더불어 군 당국은 훈련 집행 시 종목별 횟수(1회 몇 번, 반복 가능 횟수, 1일 최대 몇 회 등), 진행 사이 휴식시간 부여 등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선호 차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들은 현장에서 즉각 적용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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